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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詩 ‘청포도’ 와인으로 재탄생

손병현기자
등록일 2019-05-28 19:42 게재일 2019-05-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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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 ‘264 청포도 와인’ 생산<br/>도산면에 와이너리 문 열어<br/>지역 생산 청포도로 와인 제조<br/>6월부터 본격 시판키로

[안동]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민족시인 이육사의 ‘청포도’가 와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을 자체 생산을 위해 이육사의 고향인 도산면에 와이너리를 완공해 28일 문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권영세 안동시장, 조영일 이육사문학관장, 와인 제조 및 포도재배 관계자를 비롯해 이육사 선생의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여사도 참석했다.

안동시는 지역 출신이자 민족 시인인 이육사 선생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선생의 생가 인근에서 청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만들었다.

앞서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2012년부터 농촌진흥청과 안동시 도산면 일원을 거점으로 청포도 지역적응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청포도 재배의 규모화를 위해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작목반을 만들어 현장 지도 등을 통해 청포도 재배 단지 기반조성에 힘을 쏟았다.

이어 2017년에는 경북도 지역특화사업 공모에서 우수 사업모델로 선정돼 2억4천만원 등 총 3억원을 지원받아 도산면 토계리에 5t의 숙성 탱크를 갖춘 와인 제조시설을 갖췄다.

이 시설은 청포도작목반 회원으로 활동했던 농민들이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포도로 와인을 담가 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64 청포도 와인’의 원료가 되는 ‘청수’ 품종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와인으로 제조시 맛과 향이 좋아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포도 품종이다.

국내 와이너리에서 ‘청수’로 생산한 와인들이 국제포도와인기구가 인증하는 세계 3대 와인 시상식 중 하나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연이어 골드상·실버상을 수상하며 품질을 입증받은 바 있다.

‘264 청포도 와인’은 2016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처음 출시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청포도를 원료로 한 이 와인은 앞서 열린 경북도민체전, 21세기 인문가치 포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 만찬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는 등 높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청포도작목반 회원들은 영천 와인 학교에서 와인 제조와 관련한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뒤 2017년 와이너리 시설을 준공했다. 이어 까다로운 와인 제조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사항을 최근 완료하고 오는 6월부터 자체 생산으로 본격 시판에 나선다.

264 청포도 와인은 750㎖짜리 1병에 3만3천원 정도로 판매할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앞으로 ‘264 청포도 와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국내·외 와인 어워드 출품을 지원하는 등 지역의 명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는 ‘264 청포도 와인’과 함께 즐기는 문학기행도 마련할 계획이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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