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해외 골프 여행이 도마 위에 오르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정치사찰 의혹을 꺼내들었다. 야당 의원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박 후보자는 자세를 낮추거나 뒤로 물러서기보다 맞대응하는 쪽을 택했다. 이로 인해 답변 태도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해외 골프 의혹과 관련해 해명기회를 주자 “당시 KBS가 청와대 지시를 받아 톱뉴스로 보도한 후 보수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며 “저희가 마치 스폰서를 받아 여행을 간 것처럼 둔갑을 씌우려다 결국 실패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9명은 2009년 1월 임시국회 회기 중 부부 동반으로 태국에 골프 여행을 갔다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박 후보자는 “당시 여행을 갔다 온 민주당 의원들이 그로부터 1년간 형제와 보좌관을 포함해 검찰 내사를 받았다”며 “저희가 20만원씩 예금을 부은 돈으로 간 것인데 여행 경비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찾기 위해 그런 정도의 야당 탄압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 있었다”고 맞대응했다.
박 후보자는 “국정원이 미행하지 않았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여행 가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반문한 뒤 “검찰이 제 출국 기록을 다 뒤졌는데 그것은 법을 어기는 일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대표적인 탄압사례”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은 자료 제출에 대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검증하는 대목마다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더 나아가 박 후보자가 과거 청문위원으로서 후보자들에게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한다며 몰아붙이는 영상을 청문회장에서 재생하기도 했다.
실제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은 “박 후보자는 청문위원 시절 ‘저승사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자녀들 신상을 아주 탈탈 털었다. 그런데 지금 자료 제출 태도를 보면 완전 ‘배 째라’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이어 “배우자와 아들의 금융거래내용, 통장입출금명세, 해외송금 명세를 왜 안 내느냐”고 따져물었고, 이에 박 후보자는 “직접 금융기관에 갔는데 (해외에 있는) 본인들이 직접 와서 사인하기 전까진 못 준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국당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은 “본인이 해외에 있는 경우 영사관이 인정한 위임장을 청구해서 금융거래내용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