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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뜻’

등록일 2018-11-28 20:46 게재일 2018-11-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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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사회에서 ‘국민의 뜻’으로 결정한 두 가지 중대한 일이 벌어졌다. 그 하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에 대한 합의문 서명이다.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지도자와 영국이 ‘영국의 EU 탈퇴’에 공식 서명하고 결별을 선언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 가입한지 43년만의 이별이다.

영국의 EU 탈퇴는 영국이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얻는 것보다 탈퇴 후 얻게 될 이득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의 요구에서 출발했다. 난민 문제와 EU 통합국가로서 영국민의 회의 등 복합적인 이유로 2016년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국민투표에 참여한 영국 국민의 51.9%가 찬성했고, 반대도 48%나 나왔다. 근소한 표차다. 국민적 갈등도 적잖았다. 그러나 국민투표에 의한 결정인만큼 민주적 원칙에 따라 국민의 뜻은 EU 탈퇴로 종결됐다.

또 하나의 일은 지난 24일 대만에서 있은 국민 투표다. 대만을 탈원전 국가로 만들겠다는 차이잉원 정부의 핵폐기 정책이 국민의 선택으로 폐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만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어 원전사고에 대한 공포가 큰 나라다. 그럼에도 탈원전 정책이 폐기돼야 할 입장에 처한 것은 탈원전에 대한 국민적 설득이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 국민이 느끼는 불안정한 전력 수급 등이 직접적 원인이라 한다.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태양광같은 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려는 정책적 시도로서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대만은 탈원전을 추진하는 한국정부가 벤치마킹해 온 나라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탈원전 정책 변화에 대한 민감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벌써 국민투표로 확인하자는 정치적 공세도 벌인다.

국민의 뜻이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국민이 편하고 행복해지는 정치를 뜻한다. 정치인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말하는 국민의 뜻은 왜곡되거나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때가 많았다. 국민투표는 대의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한 형태다. 탈원전에 대한 국민 투표, 우리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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