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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마애불(磨崖佛) 복원

등록일 2018-11-26 20:34 게재일 2018-11-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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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의 비밀은 과연 밝혀질까.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이 1430년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쓰러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불상의 원래 위치는 정확치는 않지만 지금 위치보다 5m 산 위쪽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불상이 바라본 방향은 서북서쪽으로 유추했다.

남산 마애불은 2007년 5월 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 일대를 조사하던 중 발견한 유물이다. 10년 넘게 엎어진 채 땅만 바라보고 있는 마애불은 21세기 발견된 유물 중 가장 흥미로운 것으로 평가되는 우리의 유산이다.

8세기 후반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은 물론이다. 현재 문화재청에 보물 신청을 해놓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당장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자태가 아름답고 보존상태도 완벽하다고도 한다. 마애불은 지진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부처님의 얼굴(相好)이 잘 보존돼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애불이 새겨진 화강암의 무게는 70∼80t 정도로 추정된다. 불상이 쓰러지면서 불과 5cm를 사이에 두고 암반과 부딪히지 않았다. 기적이라 한다. 오뚝한 콧날과 원만하고 이지적인 부처님의 모습이 완벽하게 살아 있다고 한다. 아마 당시 신라인의 대표적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마애불의 복원이 검토되는 모양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8일 남산 마애불의 현지를 탐방했고 불상을 일으켜 세우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벌였다고 한다. 어떻게 진척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일이 진행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600년 전 신라인의 또다른 비밀이 벗겨질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때마침 기울어져 세계적 명성을 알리고 있는 이탈리아 ‘피사의 탑’이 당국의 끈질긴 노력으로 조금씩 바로 서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1173년 건축을 시작할 때 기울어져 왔던 이 탑은 결함으로 유명해진 탑이다. 당국은 매년 1cm씩 기울어가던 이 탑의 안전성 보강을 위해 섬세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기울기가 멈췄다고 발표했다. 문화재는 후손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소식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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