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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우울증에

등록일 2018-11-21 20:52 게재일 2018-11-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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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경제적 생활의 고통을 계량화하여 수치로 나타낸 것을 경제학 용어로는 ‘경제고통지수’라 부른다.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것으로 고통지수가 클수록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도 높아진다. 일정기간 동안의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하여 소득증가율을 뺀 수치로 이를 측정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청년층 물가상승률과 청년실업률을 더한 지표로 환산해 나온 수치를 청년경제고통지수라 부른다. 작년 9월 국내 한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우리의 청년경제고통지수는 24.9%로 나타나 전년 대비 2.6%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취업대란 속에 우울증, 화병, 공황장애같은 질병을 호소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건겅보험공단 집계에 따르면 2013년 4만7천 명이던 우리나라 20대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에는 7만5천 명으로 5년만에 58%가 급증했다. 전체 연령대 평균 증가율 16.5%의 3.5배나 되는 수치다. 특히 화병은 다른 연령대에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10대와 20대에서는 되레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극심한 취업난이 이 같은 질병을 유발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이 받는 경제고통지수가 악화일로에 있음이 확인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10%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평균 실업률 4%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IMF체제 편입 이후 19년래 최악의 상황이라 한다. 최근 숙식비를 아끼기 위해 건설현장 아무 곳이나 숙소를 삼고 일하는 ‘숙노꾼’도 늘고 있다고 한다. ‘숙노꾼’은 숙식과 노가다(막노동)를 줄여 부른 말인데, 취업이 잘 안 되는 젊은층의 발길이 최근에는 이런 곳에까지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고통만큼 참기 힘든 일도 드물다. 한창 일하고픈 나이에 일자리가 없어 우울증을 호소해야 하는 젊은이가 는다는 사실이 속상하다. 당국의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나.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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