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우리는 발명왕 에디슨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자라났다. 정말 거의 1천개의 발명을 한 에디슨이 없었으면 우리의 삶은 어땠을까? 우리에게 성공의 아이콘인 그런 에디슨은 과연 성공만 한 것일까? 가장 중요한 발명품 중의 하나인 인류의 밤을 밝혀준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은 1천번 째 도전에서 전구 발명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때 기자가 물었다 “999번의 실패를 어찌 감당해 냈습니까?”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나는 999번의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켜지지 않는 999가지의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매년 가을이면 폭풍처럼 한국인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막을 내렸다. 올해도 여전히 한국인 수상자는 아직 없다. 미국이 수백개, 일본도 수십개의 노벨상을 받을 때 한국은 정치적인 평화상을 제외하면 단 한 개의 노벨상도 받지 못했다. 아마도 그건 실패를 두려워하고 정형화된 연구를 성공으로 포장해야 하는 한국의 문화나 환경 때문일지 모른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이스라엘 스타트업 힘의 원천입니다.” 최근 방한한 컴퓨터 비전 권위자이자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끄는 사무엘 페레그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교수는 이스라엘이 글로벌 스타트업 핵심기지가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페레그 교수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실패하고 도전하며 혁신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서 “이같은 정신을 최우선으로 두는 문화가 대담한 도전을 자극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을 권장하는 문화는 이스라엘이 첨단기술 메카이자 세계 1등 창업국가가 되는 원동력이 됐다. 기업에서 출시하는 신제품의 80~90%는 실패한다고 한다. 혼다의 창업주 혼다 노이치로는 “나의 성공은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성과”라고 말한다. 혼다는 매년 ‘실패왕’을 뽑아 격려금을 수여하고 있다. 실패를 잘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혼다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유서 깊은 수백년 역사의 베어링스 은행은 20여년 전 일본 주식에 투자했다가 수십억달러의 거액을 날린 한 직원에 의해 하루아침에 파산하였다. 회사 내에서 아주 유명하였던 파생상품 담당자는 즉시 해고되었다. 그런데 그의 실패는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최근 은행들에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무모한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강연을 하며 인기 강사로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값비싼 실패를 한 그에게 사람들은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다시 에디슨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에디슨은 너무 머리가 나빠요. 한 번 가르쳐도 될 걸 몇 번씩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에디슨을 가르치기는 힘들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에디슨의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에디슨은 다만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생각할 뿐이에요.” 에디슨의 어머니는 에디슨을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포스텍은 에디슨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포스텍의 몇 년간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는 객관적인 랭킹 하락으로 나타났지만 실패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대학의 위상 관점에서 실패라고 정의된다면 그건 실패로부터 배운다는 에디슨의 말을 상기하면 될 것이다.
에디슨은 나중에 GE를 창업하고 현실에서도 성공한 학자이다. 실패를 성공으로 연결시켰다.
에디슨의 교훈을 상기하고 포스텍이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그건 포스텍이 우리 지역의 그리고 한국의 자랑이고 자존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