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br />작사곡 가사 토대 이야기 풀어내
그의 가사에는 사랑과 이별의 감정, 나이와 함께 익어간 고민, 창작자로서의 가치관 등이 함축적으로 녹여졌고, 못다 한 이야기가 쌓였다. 그는 “가사를 쓸 때마다 항상 못다 한 이야기가 남곤 했다”며 그 뒷이야기를 모아 첫 번째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를 내놓았다.
저자 소개란에 그는 가수 겸 프로듀서·방송인이 아닌, “노래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4부로 구성된 책에는 윤종신이 작사한 400여 곡 중 40곡 가사를 토대로 풀어낸 이야기가 담겼다. 일종의 작사 노트로 특정 단어, 장면, 계절감에서 시작해 상황이 설정되고 감정선이 풍성해지는 과정은 후배 창작자들에게 흡수될 만하다.
그는 자기 손을 떠나 대중의 몫이 되는 노랫말이 공감이란 보편성을 지닐 수 있도록, 작사가는 대신 표현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해버리면 그만인 감정을 최선을 다해 복원하고 기록하고 묘사하는 거죠. 누군가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순간을, 누군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감정을, 누군가는 그런가 보다 하고 금세 잊어버렸을 느낌을 대신 발견하고 간직하고 재현하는 거예요.”
대표적인 이별가인 김연우의 ‘이별택시’는 그가 2003년 정서적으로 가장 힘든 시절 쓴 가사다. 이별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묘사한 곡으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하는 그의 작법과 잘 맞는 노랫말이다.
반면 지난해 그의 빅히트곡 ‘좋니’는 감정이 직접적으로 표현돼 공감을 얻은 노래다. 이 곡에는 떠나간 연인이 행복하길 바라면서도 아팠으면 좋겠다는 쿨하지 못한 감정이 담겼다. ‘좋으니 그 사람/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니가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좋니’ 중)그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은 ‘윤종신이 이런 사람이구나’란 결론이 아니라 이런 음악을 만들 때 이런 생각을 해왔다는 ‘중간보고’라면서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