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도시는 도시집중으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진단해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개발코자 하는 학술적 이론에서 나왔다. 산업화된 도시에 문화와 예술,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접목해 보다 인간다운 삶이 실현되는 도시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유럽에서 시작한 창의도시는 지금 우리나라 도시에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제조업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 문화산업이 새로운 소득과 고용의 원천으로 주목받는 시대다. 문화란 인간의 지적 정신적 활동의 또 다른 이름이다. 특히 예술 창작 등을 통해 문화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휘한다.
유네스코는 창의산업 육성과 문화 다양성 증진을 목적으로 2004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현재 세계 72개국 180개 도시가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해 있다. 우리도 서울, 이천, 통영, 대구 등 8개 도시가 가입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문학, 영화, 음악, 민속예술 등 모두 7개의 영역으로 나눠져 있다.
대구는 윤이상이 출생한 통영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유네스코 음악도시’다.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도시로 등재된 것은 대구의 다양한 근현대 음악적 배경에 있다. 날뫼북춤과 같은 전통음악이 남아 있고, 클래식 음악 감상실 1호인 녹향의 존재, 오케스트라, 재즈, 포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전통과 어우러져 지역사회에 깊숙이 살아 숨쉬어 왔던 배경에 있다. 대구 국제오페라 페스티벌과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등은 세계적 음악축제로 손색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달성군이 기획해 전국적 명성을 얻은 ‘100대 피아노 콘서트’가 예산 삭감으로 올 행사를 위한 모금운동에 나선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1900년 미국인 선교사가 사문진 나루터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피아노를 들여왔던 것을 기념키 위해 만들어진 축제다. 한국문화예술 위원회가 지역대표 공연으로 연속 선정한 문화행사다. 지역민의 사랑도 뜨겁다. 창의 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에 또 하나의 음악 콘텐츠 완성을 위한 모금 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뜻있는 일이 될 것같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