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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등록일 2018-07-06 20:42 게재일 2018-07-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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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자랑거리가 없어진 탓일까. 사과와 미인의 도시로 소문난 대구가 언제부턴가 무더운 날씨로 대구를 알리기 시작했다. ‘대프리카’라고 부른다.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성한 조어로 대프리카 하면 이제는 누구나 알만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름이 됐다.

찜통더위에 착안해 대구에는 해마다 7월, 대구치맥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도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두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열치열의 분위기로 대구치맥 페스티벌에는 전국에서 뿐만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제대로 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을 골고루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한여름 더위를 페스티벌로 즐길 수 있어 젊은이한테는 폭발적 인기다. 대구의 무더위를 마케팅으로 활용한 이 행사는 그런대로 대구를 알리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구사람들은 유난히 더운 날씨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수박을 많이 사먹는다고 한다. 특히 수박 중에는 8kg 이상 나가는 대형수박의 소비량이 전국에서 대구가 가장 많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에서 팔리는 수박의 30%가 대형수박으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대구사람들은 복날에 수박을 선물하는 문화가 있을 정도로 수박 사랑이 크다.

전국 대도시 가운데 대구는 수목이 가장 많이 심어진 도시다. 수목은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대구가 이처럼 무더운 것은 대구 도시의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팔공산과 비슬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이 대구를 무더위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 지구는 온난화 현상으로 지구 곳곳이 무더위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위로 숨지는 사람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기후학자들은 지난 34년간 지구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34년 동안 한번도 지구의 평균 기온이 내려간 적이 없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 무더위가 시작된다. 유난히 더운 대구의 무더위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프리카의 도시에는 5월 이미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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