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택스란 여성용 물건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동일한 상품일지라도 여성용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기업들이 여성용 제품에 분홍색을 주로 사용해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2015년 뉴욕시 소비자보호국은 24개의 온오프라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800개 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용 상품과 남성용 상품 간에 가장 가격차가 큰 품목은 샴푸나 컨디셔너, 데오도란트, 면도기 등의 미용용품으로,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평균 13% 더 비쌌다. 영국 언론들도 제조업체, 성능과 규격이 같은 제품을 조사했는데, 여성용 제품이 남성용보다 최대 2배까지 비싸게 팔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류를 구입할 때도 여성들은 동일한 제품에 평균 8%의 웃돈을 낸다. 명품의 경우 같은 라인, 같은 디자인의 여성용 의류가 최대 114만원 더 비싼 값을 치렀다. 대표적인 예로 면도기의 경우, 여성용 핑크색 일회용 면도기가 1개에 대략 1천원인데 반해 남성용 파란색 일회용 면도기는 10개 묶음으로 5천~6천원 정도에 팔리고 있었다. 등산 가방은 똑같은 디자인과 용량인데 여성용이라 표시한 보라색이 검은색보다 더 비쌌다. 핑크택스는 속옷에도 있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유명 스파(SPA) 브랜드 세 곳에서 판매하는 모든 팬티의 개당 가격을 알아본 결과,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4~45% 정도 더 비쌌다. 분홍색 여아용 장난감도 마찬가지다.‘여아용 코너’에서 판매 중인 분홍색 킥보드는 파란색 킥보드보다 1만원 정도 더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핑크택스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미용실에 갔더니 여성은 1만8천원, 남성은 1만2천원이라는 데, 여성이란 이유로 기장과 스타일이 남성과 별 차이가 없는데 6천원이나 더 내야했다는 게 골자였다. 핑크택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사회운동의 방편으로 실시되는 ‘소비총파업’이 7월1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매달 첫 일요일에는 여성들이 문화·외식·쇼핑 등의 모든 소비와 지출을 중단하는 운동이다. 소비에서 남녀평등을 이루자는 얘기인 데, 그 결말이 궁금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