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회가 원하는 ‘여성’의 모습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탈코르셋’ 운동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탈코르셋은 말 그대로 ‘코르셋’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다. 중세시대부터 여성들이 잘록한 허리라인을 만들기 위해 착용한 코르셋을 벗어던짐으로써 사회가 원하는 ‘예쁜 모습’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통칭한다. 예를 들면 늘 해 오던 화장을 지우고 렌즈 대신 안경을 쓴다거나 잘 길러 온 머리를 제멋대로 자르고, 편한 속옷을 입는 행위가 포함된다.
사회적인 시선의 구속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의 운동이다보니 해프닝도 적지 않다. 지난 2일 서울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여성 10명이 상의를 벗은 채 누드시위를 벌였다. 그들의 몸에는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여성의 나체 사진을 자유롭게 게시할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현장이었다.
참가자들은 ‘여자가 더우면 웃통 좀 깔 수 있지’, ‘현대판 코르셋 내 몸을 해방하라’ 등의 글귀가 쓰인 피켓을 들어 탈코르셋 운동의 일환임을 보여주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황급히 여성들의 몸을 이불로 가리자 여성들은 “우리의 몸은 가려야 할 음란물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 탈의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시위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측이 이들의 반라 사진을 삭제한 데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날 항의 시위로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3일 삭제한 사진을 복원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됐다. 해당 콘텐츠를 복원하고 관련 계정에 적용됐던 차단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탈코르셋 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남성의 상반신 노출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여성의 상반신 노출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지워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바야흐로 ‘자기표현’의 시대, ‘자기개성’의 시대니 누가 이들을 말릴 수 있으랴.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