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복부인(福婦人)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이후부터다. 우리나라는 60년대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정책으로 농촌 인구 이탈과 함께 대도시 집중화가 본격화된다. 강북 중심의 서울 도심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자 정부는 늘어나는 인구수용을 위해 서울 강남을 개발키로 한다. 서울 강남은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맞물리면서 토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년 사이 10배가 오르는 등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졸부가 대거 등장한다.
토지 투기에서 시작한 부동산은 70년대 중반 아파트로 옮겨 붙으면서 부동산 열풍을 더욱 진작했다. 75년 분양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대표적 투기 아파트다. 복부인이라는 신조어도 이때 생겨난다. 당시 언론에서는 투기를 위해 복덕방을 들락날락하는 상류층 부인을 복부인이라 지칭했으나 이후 이 말은 부동산 투기의 대명사로 변모한다.
한국에 복부인이 있다면 일본에는 ‘와타나베 부인’이 있고, 중국에는 ‘다마’가 있다. 중국의 다마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큰엄마란 뜻을 가진 단어이나 ‘중국형 복부인’이다. 다마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한국의 복부인이 부동산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의 다마는 세계 각국의 경제를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경제파워를 과시한다. 2013년 4월 국제 금 가격이 폭락했을 때 중국의 다마가 금을 사들이기 시작해 불과 열흘 만에 국제 금값을 정상화시켰다. 당시 다마가 사들인 금의 양이 300t에 달했다. 전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10% 수준이어서 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14년~2015년 우리나라 제주도의 주택가격과 땅값 상승을 끌어올린 것도 중국의 복부인 다마의 자금이었다고 한다. 대구법원이 옮겨갈 대구시 수성구 연호동 일대가 투기꾼들이 몰려 야단법석이라고 한다. 법원이 옮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50여명이 살던 조용한 마을에 갑자기 건축 붐이 이는 등 투기열풍이 한창이라고 한다. 개발이익을 노리는 투기꾼의 장난으로 이 일대 땅값이 오르면 그 피해는 서민 몫이 되게 마련이다. 당국이 복부인들 단속 좀 해야겠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