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수반이 초청하는 국빈 만찬의 메뉴에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 만찬장에 등장한 2억원짜리 마오타이주도 상대에 대한 예우와 맞물려 설왕설래됐다. 김 위원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전과 대우를 가늠케 한 만찬이란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의 혼밥 외교와 비교가 돼 뒷얘기가 무성하게 나왔다.
지난달 있은 판문점 남북정상의 만찬 디저트에 등장한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 장식을 두고 일본이 항의하는 모습에서 국빈 메뉴의 정치적 민감성을 살펴볼 수 있다.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우기는 일본의 터무니없는 트집이 우스꽝스럽다. 일본은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한국방문 때도 청와대 만찬 메뉴에 포함된 독도새우를 두고 시비를 걸은 적이 있다. 한국이 양국 간 갈등 현안인 독도를 염두에 두고 의도된 메뉴 선택을 한 것이라 했다.
독도새우가 제철을 만났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청와대 국빈 메뉴로 등장했던 독도새우는 갑자기 유명해졌다. 서울에서는 1마리에 1만원을 넘게 팔려나간다 한다. 어획량이 많지 않아 쉽게 구경할 수도 없단다.
최근 경북도수산자원연구소가 독도새우로 알려진 도화새우 12만 마리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육해 울릉 해역에 방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독도해역에서 포획된 도화새우로, 배에 알을 품고 있는 성숙한 암컷만 골랐다고 한다. 독도새우는 독도 인근 해역에서 잡히는 물렁가시붉은새우, 가시배새우, 도화새우 3종을 말하나 그 중 고급요리 재료로 쓰이는 대형종인 도화새우를 독도새우라 지칭한다. 도화(桃花)는 복숭아처럼 곱다는 뜻도 있고, 복숭아 꽃피는 계절이 제철이란 뜻도 있다.
독도새우는 수심 150~300m에서 발견되며 부화 후 4살 정도는 수컷이고 4살 반에 암컷으로 성전환해 5살에 산란을 한다. 살이 단단하고 단맛이 뛰어나다. 독도새우의 국빈 만찬메뉴 등장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독도새우가 국익을 선양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는가.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