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전 건설 수주도 지원
아랍에미리트(UAE)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방문을 계기로 석유·가스분야에서 25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신규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을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 제안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SK는 UAE 후자이라 지역 석유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삼성이 정유시설 개발사업에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UAE 측은 한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전 건설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과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술탄 알 자베르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사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전달받았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
칼둔 청장과 술탄 장관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지시에 따라 △석유·가스 △신재생에너지 △항만·인프라 △원전 △농업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왕정국가의 특성상 UAE 통치자인 모하메드 왕세제가 직접 지시를 내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라고 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구체적인 협력방안은 추후 실무적으로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모하메드 왕세제와 UAE 각료들은 양국간 신뢰관계 격상을 계기로 한국과의 특별한 협력관계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석유·가스 협력과 관련, UAE는 기존에 한국 기업들과 210억 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해왔으나,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들과 250억 달러 규모의 신규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UAE는 올해 안으로 새롭게 추진 중인 아부다비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소수기업들만 초청대상이었으나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 기업들을 꼭 초청하도록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가 오는 5월 주최하는 정유·석유화학 콘퍼런스에도 한국 기업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부다비 정부가 100% 출자한 미래에너지공사인 마스다르 사(社)가 중동·아프리카·태평양 지역으로 해외진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원전 분야에서 UAE 측은 앞으로 한국의 사우디 원전 진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한국 측과 조속히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UAE 측은 사우디에 “한국 기업과 함께 추진 중인 바라카 원전 사업이 가장 우수하고 안전하며 경제적이고 전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모델이며, 한국만한 기술협력 파트너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UAE가 이렇게 우리 기업에 혜택을 주려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UAE는 한국을 매우 특별한 관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 도착 후 일정을 모하메드 왕세제가 모두 주관하고 관리한 것은 물론 왕세제 사저를 방문해 그 가족을 만난다는 건 매우 특별한 경우”라며 “왕세제 친모도 김정숙 여사를 초청했을 때 왕실 가족들을 불러 환대했다”고 강조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