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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의 시대

우정구(객원 논설위원)
등록일 2018-03-26 21:07 게재일 2018-03-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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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서 싱글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의미로만 사용됐다. 그러나 이제 우리 사회에서 싱글은 미혼뿐 아니다. 비혼, 돌싱, 싱글 맘, 싱글 대디 등 많은 상황을 포함한 개념으로 통용된다.

결혼은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을 자유도 있는 관념으로 바뀌어 간다. 하나의 트렌드적 현상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가 내년에는 부부와 자녀가 같이 사는 가구 수를 앞지를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우리 사회의 가파른 노령화가 한 몫을 했지만 젊은 층의 비혼(非婚)도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홀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솔로사회란 말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솔로사회를 상징하는 혼밥, 혼술 등의 외식 트렌드도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업계서는 이 같은 트렌드를 쫓아 각종 상품개발과 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가전업계는 소형 냉장고나 세탁기, 미니 밥솥, 미니 가습기 등을 내놓고 있다. 혼밥 및 혼술족을 위한 편의점의 증가도 눈에 띄는 변화다. 김밥, 떡볶이, 햄버거 등 간편식의 매출도 점차 늘어난다.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 건수가 197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건수는 26만4천500건으로 전년보다 1만7천200건이나 줄어들었다. 2012년 이후 6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남녀 평균 초혼 나이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다. 남자는 32.9세, 여자는 30.2세로 10년 전 보다는 남자 1.8세, 여자 2.2세가 증가했다. 만혼시대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 상태로 가면 출산율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게 뻔해 국가적으로도 적잖은 부담이다.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솔로의 시대에 정부는 어떤 정책과 철학을 구상하는지 궁금하다.

청년실업 해소와 같은 대책은 오히려 단기적 처방에 불과할지 모른다. 우리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사회적 관심과 정책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우정구(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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