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국 입장에서 최악인 53% 선별 관세가 아닌 차악인 24% 일률 관세로 예상<본지 2일자 11면 보도>됐던 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 제품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분명히 한 상징적인 조치라는 평가다. 정부도 지난 2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련기사 11면> 대상업체인 세아제강과 넥스틸은 최악인 53% 고관세는 피해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25%의 일률 관세가 추가되면 넥스틸의 경우 50%대가 넘는 높은 관세를 물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이익과 일자리를 위해서는 동맹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경고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일본 등도 함께 적용됐다. 최악인 53% 선별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됐던 한국은 일단 소나기는 피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중국제품의 대표적 우회 수출국으로 보는 것은 앞으로도 각종 통상 현안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6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모든 국가 철강 제품에 24% 관세(글로벌 관세) △한국 등 12개국에 53% 관세(선별 관세) △국가별 대미(對美) 수출액을 2017년의 63%로 제한(글로벌 쿼터)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 당초 세 가지 안 가운데 최악인 53%의 선별관세 대상국으로 분류됐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는 약 355만t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유정용강관이 약 200만t으로 전체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의 56%에 달한다. 유정용강관은 넥스틸이 수출 물량의 90%, 세아제강은 7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넥스틸의 유정용 강관은 기존 29.76% 관세에 25%가 추가돼 총 54.76%의 관세가 붙게 되고 세아제강은 기존 6.6%에서 31.6%, 휴스틸도 19%에서 44%로 관세가 오르게 된다.
한편 강관 이외 철강 제품의 경우 2014년부터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에 25% 관세 부과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명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