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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피했지만… 韓, `아웃리치` 대응 총력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8-03-05 20:53 게재일 2018-03-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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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철강 25% 관세 일률 부과<BR>유정용강관 수출 3사<BR>매출손실 1조원 육박 예상<BR>산업부, 美 최종결정 전까지<BR>현지와 접촉·설득 추진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의 일률관세 부과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일 정부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와 철강업계는 53%가 넘는 선별관세를 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데 일단 안도하면서도 대미 철강수출에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정용강관 수출 3사(세아제강·넥스틸·휴스틸)의 매출 손실이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견 강관업체인 넥스틸의 경우 현재 유정용 강관에 29.76%의 관세를 붙여 수출하고 있는데 이번에 25%가 추가되면 54.76%가 넘는 관세를 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트럼프가 언급한 모든 철강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는 애초 거론된 한국·중국 등 12개국의 철강 제품에 53% 관세를 부과하는 안보다 관세율이 낮다.

하지만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 철강재에 이미 관세가 붙는 상황이어서 추가 관세는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중견 철강업체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는 미국의 최종 결정(4월 11일 트럼프 대통령 발표 예정) 전까지 현지 정책담당자와 이해당사자를 접촉하고 설득하는 `아웃리치` 활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접촉해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채택되도록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오는 9일까지 미국에 더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강경 일변도로 무역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설득 작전이 얼마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5%의 관세가 이대로 확정되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정용강관 업체는 사실상 수출불가 상황에 놓이게 된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철강재의 88%에 이미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 관세는 현재 관세에 추가로 부과된다.

넥스틸은 현재 29.76% 관세에 추가로 25%가 붙어 54%대가 넘으면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넥스틸은 이미 미국 휴스턴에 공장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아제강 역시 추가관세가 붙게돼 미국으로의 이전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넥스틸과 휴스틸은 매출의 80%를 미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중견 철강사인 세아제강도 대미 수출 비중이 20%를 넘는다.

업계는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라는 마지막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 대해서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WTO에 제소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그동안 미국의 관세조치에 대비해 온 철강 `빅3사`는 일단 소나기는 피했다. 전체 매출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2~3%인 포스코는 물론 3~4% 수준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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