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오페라를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는 것이 제일 숙제입니다”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50)은 20일 새해 포부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올해 창단 16년을 맞는 포항오페라단은 “시민들에게 친숙한 오페라단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지역 오페라단이 그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선 한 오페라단의 노력과 더불어 자생할 수 있는 오페라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시민·기업·지자체 전반에 형성돼야 하지만 포항은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위안은 포항 출신으로 오페라단 창단 멤버, 예술감독 등으로 오페라단을 떠나지 않은 임 단장이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오페라단으로선 임 단장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오페라단은 여러 면에서 척박하기 때문이다. 임 단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예술단체 단장으로서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털어놨다. 노래는 무대에 서서 연주를 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한 예술단체 단장은 예술과 예산이라는 경제논리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독특함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을 공연하더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도 탄탄한 캐스팅, 수준 높은 기획을 위해선 그만한 제작비가 뒷받침 돼야 하지만 그 예산을 준비하기란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포항오페라단은 창단 이후 정기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 1년에 6회 정도의 크고 작은 음악회를 열어왔다. 지역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정기연주회는 대형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 그 밖에 학교나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펼친다. 본질적으로 오페라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어 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지난해엔 갈라콘서트 `2017 해변 아트송페스티벌 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임 단장은 “뛰어난 성악가가 될 자질과 열정을 가진 신인들을 무대에 올려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명도 있는 성악가들만 관객들이 선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포항오페라단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신인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특히 지역 출신의 실력있는 신인들이 설 무대가 없다보니 지역을 떠나고 있는 실정을 아쉬워 했다.
올해엔 “평소 우리 근처에 있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오페라 곡을 들려줄 계획”이다. 그래서 오페라에 관한 인식도 서서히 바꾸고 그 흐름 속에서 오페라단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싶은 것이다. 시민들에게 포항오페라단의 존재를 강하게 남기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임 단장은 올해 주요 공연으로 다문화 뮤지컬 `My Dear Friend(나의 사랑하는 친구)`를 준비하고 있다. 포항문화재단과의 상주예술단체 협약을 통해 국·도비를 지원받아 시행할 계획이다. 다문화의 확장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문화·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지역출신 신인예술가 육성 프로젝트로 `라이징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라이징콘서트는 지역 출신의 유망 음악인들을 발굴해 독창회 ·독주회 및 콘서트를 기획하는 공연으로 서류 및 오디션을 통해 발굴할 계획이다.
임 단장은 “대도시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포항의 분위기에 발맞춰 예술단체들도 높아져 가는 문화 수준에 호응해야 한다. 대구·울산을 아우르고 외지에서도 포항을 찾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오페라단은 이 점에서 나쁘지 않은 자원이다. 이 포항오페라단이 성장해야 하고,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지역의 몇몇 음악인들과 포항오페라단을 창단해 포항 최초의 민간오페라단 창단의 주인공으로 포항음악판을 넓혀 놓았던 임 단장.
“오페라단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포항시의 여러 예술단체들과의 협업, 지방 공연, 학생 교육프로그램 등 여러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와 음악을 가지고 찾아올지 기대된다.
■ 임용석 포항오페라단장 프로필
- 1969년 포항 출생
- 영남대 음대 성악과 졸업
- 이탈리아 G. 안토니오 국립음악원· 산타 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 졸업
- 영남대·계명대 음대 강사 역임
- 현재 영남대 겸임교수·포항예술고 전임 강사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