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전만 해도 중고생 희망직업으로 남학생은 운동선수와 의사, 여학생은 교사를 선호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1995년 전국 중고생 7천800명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은 운동선수(11.4%), 의상(9.5%), 과학자(8.1%) 순으로, 여중생은 교사(22.9%), 연예인(12.7%), 디자이너(8.4%), 의사(6.4%)순이었다. 또 남자고등학생은 의사(10.2%)를 가장 선호했고, 사업·건축업·학자나 교수가 뒤를 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30여 년 전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직업은 남자의 경우 과학자·운동선수·의사 순이었고, 여학생은 예술가·교육자·간호원의 순이었다. 지난 1983년 연세대 간호대학학생연구팀이 서울시내 국민학생 387명, 학부모 3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 성역할에 관한 기초조사`에서는 남자 어린이들은 과학자(29.8%)를 가장 선호했고, 운동선수(22.2%), 의사(10.6%), 군인 및 경찰(7.1%), 교육자(6.1%)의 순으로 창의적인 직업을 좋아했다. 여자 어린이는 예술가가 28.6%로 가장 높았고, 교육자(19.0%), 간호원(16.4%), 의사(15.3%)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희망직업이 창의적이거나 도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교사가 1위로 조사된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이 만든, 자본주의의 우울한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