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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파란만장한 삶·굴곡진 현대사 스크린으로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11-14 21:01 게재일 2017-11-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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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예술의 전당 기획공연<bR>21일 포항시청 대잠홀서<bR>라이브 무료 상영<bR>차세대 극작가 김재엽 연출<bR>1960년대 꿈을 찾아 독일로 떠난<bR>한국 간호사들의 고달픈 삶 조명
▲ 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의 출연 배우들. /예술의전당 제공

산업화의 물결이 거셌던 1960년대, 꿈을 찾아 독일로 떠났던 `파독간호사`들의 생생한 삶을 그려 화제가 되고 있는 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가 포항에서 라이브 상영된다.

연극`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서울 예술의전당이 3년 만에 내놓은 기획공연으로 지난 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21일 현지 공연을 이날 오후 8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라이브 무료 상영한다.

연극 `병동소녀`는 1968년 9월, 해외개발공사에 의해 공식적으로 독일로 이주를 시작한 파독간호사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2시간에 압축했다. 자신의 꿈을 찾아 독일로 건너간 간호여성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동아연극상 희곡상, 대산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하며 차세대 연출로 급부상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재엽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2015년 2월부터 1년간 베를린에 머물며 독일에 거주 중인 재독간호여성들과 교류하며 알게된 그녀들의 행적을 무대 위에 펼친다.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한국을 떠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독일행을 택한 간호사 명자, 순옥, 국희는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일을 시작한다. 이들은 낯선 환경과 어려운 독일어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이내 자리를 잡는다. 계약 기간 3년이 지난 뒤 한국과 독일 사이의 기로에 놓인 이들은 모두 독일에 남기로 한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계약연장 중단 결정을 내리고, 이에 한국인 간호사들이 체류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다. 간호사들은 서명운동을 펼치고, 아시아 간호여성의 체류권을 획득하는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

파독 간호사의 고달픈 생활과 외로움을 조명하던 연극은 후반부에서 굴곡진 현대사의 장면들을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건드린다.

독일 기자 힌츠페터의 보도로 접한 5·18 광주 민주화운동, 1989년 갑자기 일어난 베를린장벽 붕괴가 차례대로 다뤄진다.

전국형, 이영숙, 홍성경 세 명의 중견 여배우가 파독 간호사로 분해 출연할 예정이며 독일인 배우 윤안나와 필립 빈디쉬만은 독일어 대사로 극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병원, 영화관, 펍, 서재 등으로 구분된 무대와 배우들의 의상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충실히 반영한다. 정미조의 `불꽃`, 박인희의 `사랑의 추억` 등 중년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은 몰입도를 배가한다.

연극은 세 명의 간호사와 우정을 나누며 이들의 삶을 주제로 논문을 쓴 학자 정민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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