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 · 창비
“소리 없는 절창, 이 시들이 숨은 무명의 세월이 무자비하다”는 고은 시인의 추천사가 눈길을 끈다. 2010년 문예계간지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들과 만난 박신규 시인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랜 기간 응시하며 7년 만에 펴낸 첫 시집.
책을 접한 평론가들은 “그늘진 말들에 꽃을 피우려는 처연한 미학”으로 박신규의 작품들을 규정했다. 삶을 압도하는 죽음에 관한 시인 특유의 인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죽을 만큼 아팠다는 것은/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이란 대목이 독자의 가슴을 친다. 1972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박신규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함부로 말할 수 없다` · 새움
20여 년 기자 생활을 접고 사진작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허영한의 사진 에세이. 기자 시절에도 두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고, 여러 매체에 칼럼을 쓰기도 했던 허영한의 글 솜씨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이 더해진 31편의 매혹적인 에세이가 흥미롭게 읽힌다. 출판사측은 “사진의 프레임에는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작가의 사유와 느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거리에 서서 유명 인사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쓸쓸한 남자의 뒷모습은 존재한다는 것과 사라진다는 것, 빛난다는 것과 어두워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실천편` · 해냄
한국을 넘어 중국과 대만 등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끈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에 이은 `실천편`이다. 기존의 책을 새롭게 구성하고 내용을 추가했다. “나 역시 주어진 환경에 순응해 도전을 두려워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현명한 선택과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20대 여성들에게 `반전 있는 삶`을 설파하고 있는 남인숙은 이 책을 통해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행위라고 조언하고 있다. “2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문장은 짧지만 그 울림이 크다.
◆`여섯 살 미술 공부를 시작할 나이` · 라온북
아동교육에 관해 공부한 학자들은 `여섯 살`이란 나이를 “잠들어 있는 창의력을 깨우기 가장 좋은 나이”라고 말한다. 경남 진영에서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아동 미술교육을 하고 있는 이유미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미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훌륭한 성장의 밑거름인지를 확인한 저자가 아이들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으로 키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 출판사의 부연이다. 미술교육의 방법론에 앞서 미술이 지닌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미술교육에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주목할 듯.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