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미래 먹을거리 찾기가 한창이다. 기업도 그렇고 도시도 그렇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니엘 케리미(Danil Kerimi) 국장은 4차 산업혁명의 승자와 패자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굳이 그의 말을 들지 않더라도 기업과 국가뿐 아니라 도시 역시 승자와 패자가 갈릴 수밖에 없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준비해야 하는 변곡점에 서 있는 것이다.
필자는 취임 후부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왔다.
지난 2006년 7월 전국 최초로 시장 직속 기구인 `기업사랑본부`를 설치하고 관내 1천여 개 기업체에 1사 1공무원으로 `기업사랑 도우미`를 지정해 기업의 경영 애로와 불편 해소에 적극 나섰다. 또 2009년 4월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매달 이달의 기업을 선정해 오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노틸러스효성㈜을 이달의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104번째 회사기 게양식을 가졌다. 이런 노력으로 구미는 `제7회 2017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대상`시상식에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부문`대상을 받아 전국 최고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최근 일본 기업 도레이첨단소재㈜의 통 큰 투자도 화제다.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거점으로 구미를 택한 것이다.
도레이는 지난해 구미 5산단 내 27만㎡ 부지에 탄소섬유를 생산할 구미 4공장을 착공하고, 장기적으로 1조 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탄소산업클러스터인 CFK-Valley 한국지사를 벨기에,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 개소했고, 지난달 27일에는 도레이BSF한국(유)과 투자금액 2천200억원을 내용으로 하는 리튬이온전지(LIB) 분리막 구미공장 증설에 관한 투자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탄소섬유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는 도레이가 구미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도레이의 닛카쿠 사장이 한국의 투자 환경이 좋다고 밝혔듯 필자는 그동안 구미가 기업투자유치를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 단언할 수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외국인투자기업 유치가 선진기술 이전, 신규고용 창출, 외국자본 유입 등으로 구미산업단지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최첨단 신소재인 탄소섬유의 생산기지가 구미에 둥지를 틀고 이를 핵심교두보로 삼아 대한민국이 글로벌 탄소시장 메카로 서게 된다면 이는 구미와 경북 뿐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구미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산업 중심에서 탄소소재, 자동차부품, 3D프린팅, 전자의료기기, 부품소재, 국방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며 지속적인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름의 감회가 없지 않다. 돌이켜보면 구미가 가진 잠재력을 일깨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구미형 산업모델을 발굴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시민, 기업인, 근로자, 공무원이 함께 노력해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미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각광받았던 3D프린팅을 바탕으로 이제 홀로그램, 탄소소재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먹을거리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선발주자의 유리한 점을 말하지 않아도 잘 아는 일이다. 구미는 3차 산업혁명의 노하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발휘하여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는 정부정책에 제안한다.
지역 균형발전이란 논리로 한정된 재원을 떡 나눠주듯 분산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으로 4차 산업혁명의 요건을 완벽히 갖춘 구미에 집중 투자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