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옹오·하루키·애트우드 `3파전`<BR>英 도박사 예측… 고은 시인 10위<BR>내달 5일이나 1주일 연기 뒤 발표
바야흐로 노벨상의 계절이 돌아왔다.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문학상. 올해는 누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까.
노벨상 수여기관인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10월 2일 생리학상을 시작으로 10월 9일 경제학상까지 5개 부문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노벨문학상의 발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통 목요일에 수상자를 발표하던 관례에 비춰보면 올해에는 10월 5일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난해처럼 일주일 정도 연기될 여지도 있다.
올해 노벨상의 관전 포인트는 노벨문학상이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시대정신과 저항의 문학을 일군 작가에게 깊은 애정을 표해왔던 그동안의 경향성을 지킬 것인가다.
다큐멘터리 르포작가(2015년 알렉시예비치)와 대중음악 싱어송라이터(2016년 밥딜런)에게 잇따라 메달을 걸어주며 문학 영역을 넓혀온 노벨상이 또다시 `파격`을 택할지가 올해 관심 포인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예측기관인 영국의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는 현재 케냐 출신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78)를 유력후보 1위(배당률 4대1)로 꼽고 있다.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시옹오는 `한 톨의 밀알`, `십자가 위의 악마` 등 여러 작품이 국내에 소개됐다. 지난해 토지문화재단으로부터 제6회 박경리문학상을 받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03년 존 맥스웰 쿳시(남아공) 이후 10년 넘게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가 없다는 점이 티응오에 대한 기대를 해마다 높이는 요인이다.
2위에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8·배당률 5대1)가 올라 있다. 2006년 카프카상, 2009년 예루살렘상을 받은 뒤 매년 단골후보로 거론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경우 일본은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 오에 겐자부로(1994년)에 이어 3번째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노벨문학상이 대중적 인기가 높은 베스트셀러 작가에게 좀처럼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중적이고 개인적인 작품 스타일의 하루키의 수상에 비관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티옹오와 하루키는 지난해에도 수위를 다툰 유력 후보였다. 올해는 여기에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77)가 배당률 6대1로 급부상하며 3위를 기록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꼽히는 애트우드는 `눈 먼 암살자`로 2000년 부커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카프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소설·평론·시 등 장르를 오가며 페미니즘·환경·인권·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쓴다는 평가다. 캐나다 작가로는 2013년 수상자인 여류 소설가 앨리스 먼로가 있다.
매년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군에 오른 이스라엘의 히브리문학의 거장 아모스 오즈, 이탈리아 인기작가 클라우디오 마그리스는 10대1의 배당률로 4위에 올랐다.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미국 소설가 돈 드릴로, 중국 작가 옌롄커도 순위권에 들었다. 한국의 고은 시인은 배당률 16대1로 10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