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호국보훈의달 기념해 열린<BR>포항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성료
아름답고 조화로운 포항시립합창단의 합창과 상임지휘자의 신선한 기획으로 호국영령들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전쟁의 아픔을 찬란하게 승화시킨 감동의 무대가 세상에 울려퍼졌다.
포항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이충한)은 최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호국보훈의달을 기념한 제101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이날 공연은 `아~! 대한민국!`을 주제로 나라를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 의미와 유래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특히 공연의 컨셉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충한 지휘자가 학도병의 모습을 연출하고자 지휘연미복 대신 교복스타일의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지휘를 해 눈길을 모았다.
또한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한 권정열 옹과 이춘술 옹이 관람해 호국의 의미를 한층 더 높였으며, 1천여 명의 관객들이 모두 기립해 두 옹을 향해 1분 동안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밖에도 학도병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표출해서 공연을 입체감 있고 다양하게 꾸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악회는 먼저 호국영령들의 영혼을 달래는 장중한 트럼펫의 진흥곡이 공연의 시작을 알리고, 포항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71인의 포항학도병을 추모하는 노래로 준비한 개인의 슬픔과 염원을 넘어서 온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 `Dona Nobis Pacem(평화를 주소서)`가 합창단의 세련된 화음을 통해 관객들의 귀를 아름답게 했다.
이어진 노래는 조국을 위해 죽어간 젊은이들의 숭고한 영혼을 기리는 내용의 국민가곡 `비목`이 깊은 계곡에서 애절하게 들려오는 듯한 바이올린의 선율과 여성합창단의 가녀린 목소리를 타고 관객들의 가슴에 찡하게 전달됐다.
또 세상을 떠난 예수그리스도를 품은 슬픈 표정을 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담고 있는 거장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노래로 만든 `Pieta(피에타)`가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보내야만 하는 가슴저린 모정을 노래하며 조용히 이어졌다.
초청 성악가로 무대에 오른 세계적인 테너 김세일이 우리가곡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와 도니제티의 걸작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아리아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감동적으로 노래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마지막 피날레 무대는 대한민국 번영을 위해 이미지화한 곡인 `아! 대한민국`으로 힘찬 합창과 모듬북, 그리고 팀파니의 역동적인 리듬이 활기차고 멋진 연주를 만들어 냈다.
이와함께 지난달 9일 열린 `포항시민 합창페스티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오천읍 포은합창단의 특별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포항전투에 참전한 권정열 옹은 “아직도 무서웠던 그날이 생생하고 함께한 전우들의 모습이 기억난다”며 “오늘 이렇게 의미있는 음악회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고,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립합창단은 이날 정기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고자 공연장 로비에서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는 관람객들을 위한 깜짝이벤트로 배웅공연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