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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세포 자살` 퍼즐 풀었다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7-06-29 02:01 게재일 2017-06-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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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호 교수팀 DNA 잘림 현상 규명

【경산】 영남대 박현호(42·사진) 화학생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세포 자살(아팝토시스· Apoptosis)` 현상 중 발생하는 DNA 잘림 현상을 분자수준으로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포 자살`은 다세포생물 세포의 계획된 자멸 현상으로 정상적인 발생, 면역반응, 세포의 항상성 유지 등에 필수적인 현상이다. 특히, 세포 자살 현상이 잘못 조절되면 암, 퇴행성 질환, 면역 질환 등 치명적인 인간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근대 생명과학연구사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분야이기도 하다.

자살하는 세포에서는 세포 내 DNA가 180bp(base pair·염기쌍) 정도의 크기로 빠른 시간에 정확히 잘리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이 과정에서 DNA를 자르는 효소인 DFF(DNA Fragmentation Factor)가 발견되었지만, 어떻게 DFF 효소가 세포 자살 과정 중 빠르고 정확하게 180bp씩 DNA를 자르는 지에 대한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영남대 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x-ray 결정학과 전자현미경 및 다양한 세포생화학적 기법을 이용해 DFF의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IDE 도메인`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면서 “DFF에 속해있는 `CIDE 도메인`을 매개로 나선형 필라멘트를 형성하고, 이는 DFF 효소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DFF가 나선형 DNA를 둘러싸서 DNA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180bp로 자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NAS)이 발간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최신호에 게재됐다.

`세포 자살`은 인간의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 자살 과정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독특한 메카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세포 자살과 관련한 후속 연구에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개인적으로 `세포 자살 과정을 겪는 세포의 DNA가 어떻게 빠른 시간에 180bp 정도의 일정한 크기로 잘리는가?`에 대한 질문을 시작한 것이 약 15년 전으로 이 퍼즐에 대한 답을 지금 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연구실 학생들이 오랜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매진해 온 덕분에 이번 성과로 이어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와 보건산업진흥원 중개연구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박 교수 연구팀의 최재영(28·생화학전공 석사)씨가 제 1 저자, 지도교수인 박 교수가 교신 저자로 참여했다.

박 교수는 학위과정 중 죽음도메인(Death Domain) 복합체의 3차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낸 논문을 세계 3대 과학저널인 `Cell`(IF 28.71)과 `Annual Review of Immunology`(IF 35.543)에 발표하며 학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008년 영남대 부임 후 현재까지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JBC, JMB 등 관련 분야 최고 수준의 SCI저널에 1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왕성한 연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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