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봉강공장 등 내년 1월까지 LPG로 전환
속보=포항 철강업체 도시가스 이탈 우려<본지 7일자 1면 보도>가 결국 현실이 됐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LPG 연료전환 추진이 알려지면서 지역 도시가스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서민 가계에도 불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⑴ 전체 판매량 하락에 가정용 요금 인상 불가피⑵ 탱크로리 2천여회 출입, 주민 안전에 빨간불
⑶ 발화온도 낮은 LPG, 사고 위험 30여배 높아
⑷ CO2 배출도 11% 증가… 친환경 도시 `역행`
12일 영남에너지서비스 포항(대표 고정연)에 따르면 최근 동국제강이 포항 봉강공장을 시작으로 형강, 제강공장 공정용 연료를 내년 1월까지 도시가스에서 LPG로 전환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지난 2008년 9월 `친환경도시 포항건설`을 위해 영남에너지서비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B-C유 연료를 LNG로 전환한 바 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도시가스 사용량은 연간 5천200만㎥에 달한다. 포항, 영덕, 울진지역 공급물량(4억㎥/년)의 약 8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국제강이 LPG로 전환하면 도시가스 공급비용 인상요인이 15% 발생한다. 이는 가구당 연간 1만원 이상, 중소규모 산업체에는 최대 수억 원에 이르는 추가 요금 부담을 초래한다.
이 같은 요금인상 원인은 도시가스 요금산정 체계에 있다. 포항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은 89%로 전체 사용량의 64%가량을 산업체 공정용이 차지하고 있다. 총괄원가를 판매물량으로 나눠 단위당 공급비용을 결정하는 구조로, 공급물량 감소는 요금인상으로 이어진다.
영남에너지서비스 포항은 동국제강 연료전환 결정을 두고 각종 우려를 쏟아냈다. 대규모 사용처가 LPG로 전환하면 중소규모 산업체는 원가경쟁력을 상실하고 가정용 요금인상폭은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전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LPG 전환 결정에 따라 포항 철강 3산업단지에 대규모 LPG 저장탱크 시설이 들어서면 대송면 인근 주민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500여t 크기의 저장시설을 설치하는데 탱크로리 차량(18t)이 연간 2천500회 이상 출입하며 충전 작업 등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LPG는 발화온도(450℃)가 LNG(537℃)보다 낮아 동일 에너지량 기준 사고위험이 33배 정도 높은 편이다. 지난 1998년 9월 부천 LPG 폭발사고 당시 사상자는 100여명에 달했고, 가스 완전누출까지 사고 수습을 위한 접근도 불가능했다. 포항 도시가스 업계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 부천 충전소의 13배에 달하는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지금보다 11%가량 증가해 포항 친환경 녹색도시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보면 LPG는 0.713, LPG는 0.637로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연료전환에 따라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만3천547t 더 늘어날 것으로 가늠했다.
영남에너지서비스 포항 관계자는 “대규모 사용자이자 장기계약을 맺었던 철강업체가 이제 와 LPG 연료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도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가뜩이나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지역인데 친환경도시 건설을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주민과 상생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