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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거미줄 속 `소우주`를 들여다보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4-04 02:01 게재일 2017-04-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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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BR>이민구 화가 초대 개인전

경주 라우갤러리(관장 송휘)는 4일부터 16일까지 일명 거미줄 작가라 불리는 한국화가 이민구 초대 개인전을 연다.

불교 만다라를 탐색해가는 작가의 실존세계를 묘사한 한국화를 중심으로 서양화 기법이 배합된 독특한 화면을 만날 수 있다.

거미줄을 소재로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이민구 작가는 자연에서 직접 채집한 거미줄에 자동차 도색물감을 사용해 소우주(microcosmos)를 형상화 한다. 단청색 위주로 붓질 없이 손으로 물감을 펴 바르고 그 위에 물감을 짜는 행위로 선을 살린 후 칼로 또다시 선을 그어 빛과 속도감을 표현했다.

그 선들은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과 아우라를 갖고 있다. 다수의 작업이 중첩된 깊이감 있는 그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기운이 담긴 에너지가 뿜어져 발산되는 듯하다. 특히 작품 `소우주` 시리즈 중에 격자무늬 작품의 경우, 검은 바탕 위의 은색 거미줄과 흰색 바탕 위의 검은색 거미줄이 교차하며 강렬한 색의 대비효과를 만들어내고 선과 여백의 미가 강조돼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준다. 군더더기 없이 덜어내고자 한 간결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의 철학이 집약된 거미줄을 소재로 형상화한 소우주에서 우리는 얽히고 설킨 사람간의 관계, 사회, 우주를 연상하게 된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이렇듯 작가의 철학을 거미줄에 안착시킨 것처럼 우리들 또한 각자의 삶과 생각들을 대입해 보는 것도 이민구 작품의 심도를 가늠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한 감상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미술협회, 대전현대미술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민구 작가는 소사벌미술대전 운영위원, 보문미술대전 심사,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심사, 목원대 강사를 지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전시립미술관, 목원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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