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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일방적 사업추진에 경찰 `부글부글`

이바름기자
등록일 2017-03-09 02:01 게재일 2017-03-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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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할 경찰서 협조 없이<BR> 일선 파출소 외관변경 강행
▲ 지난 7일 포항시가 언론에 배포한 포항시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 중 하나인 포항시 북구 중앙파출소 외관 변경 도안.

포항시가 관할 경찰서와의 협조도 없이 일선 파출소를 `포항시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에 포함시켜 지자체의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관할 경찰서가 포항시에 보도 내용의 정정을 요구하고 나서며 두 기관 간 갈등이 우려된다. 더욱이 경찰 수장 출신 이강덕 포항시장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어 귀취에 관심이 모인다. “진행 상황 전혀 몰랐다”

북부署, 市 월권행위에 당혹

“경찰 수장 출신 시장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나”

갑질 행태에 `곱잖은 시선`

포항시는 지난 7일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 중 하나로 포항시 북구 중앙동의 중앙파출소 외관을 부엉이 모양으로 변경할 계획<본지 8일자 6면 보도>이라고 밝혔다. 범죄예방디자인(CPTED)을 활용해 `밤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파출소 출입문을 부엉이 모양으로 개조, 시각적으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취지이다. 시는 9일부터 중앙파출소 외관 변경을 포함한 총 66건의 사업에 대한 심사를 추진해 최종 선정된 사업에 4억원을 지원, 낙후된 도심지역 재생과 시민의 행복한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포항시가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계 당사자인 경찰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포항북부경찰서가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8일 포항북부서는 지난달 이 사업과 관련한 예산과 기간, 변경안 등을 알기 위해 포항시에 공문을 보내 사업계획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담당 공무원에 의해 묵살됐다고 설명했다.

파출소 내·외부 구조변경의 경우는 지자체가 아닌 경찰 소관이라는 관련 규정이 명확히 있음에도 불구, 포항시가 경찰서와 어떠한 공식적 협의도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파출소 외관 변경을 시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찰서에서 직접 포항시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 공무원의 무책임하고 불친절한 태도 탓에 사업이 더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결국 포항시에서 중앙파출소를 도시재생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사실을 신문기사로 접하고 난 뒤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더욱이 포항시가 `북부경찰서와 꾸준히 협의해 왔다`는 입장을 보이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변경은 본청까지 보고가 돼야 하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소관기관인 경찰과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사업이 진행된 사실을 알았다”며 “중앙파출소 다지인 개조 사업에 대해 포항시 담당자와 전화 통화 몇 번과 한차례 별 의미도 없는 회의에 참석한 것이 전부여서 사업 진행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반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선정이 되고 나서 디자인 등을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엉이 파출소는 시안일 뿐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포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찰 출신인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역 경찰들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포항시 공무원들도 이 시장을 믿고 일방적으로 업무를 추진한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북부경찰서는 8일 관계 기관과 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포항시에 대해 언론 매체에 보도된 사진자료를 삭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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