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봄, 들어오세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2-21 02:01 게재일 2017-02-21 13면
스크랩버튼
포항문화재단 출범 기념전<BR>서양화·조각 등 40점 전시<BR>문예회관서 4월 6일까지
▲ 김진우 作 `플라잉 맨`

국립현대미술관이 엄선한 미술은행 소장품이 포항을 찾았다.

(재)포항문화재단이 출범을 기념해 오는 4월 6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과 로비에서 기획전 `Adelante(아델란테)`전을 열고 있는 것.

이번 전시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준높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을 엄선해 선보인다. `아델란테`를 주제로 한 작가들의 명작을 감상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제목 `아델란테`는 스페인어로 `들어오세요, 전진, 출발, 계속하다`의 의미다. 포항문화재단 출범을 통한 포항 문화의 도약과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흐름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표현된 서양화, 조각, 판화, 뉴미디어, 사진 등 40점이 나왔다.

▲ 안수진 作 `메트로놈`
▲ 안수진 作 `메트로놈`

출품작들은 △인간의 기록 △도시의 기록 △구(舊)와 뉴(NEW)의 공조 △상생의 미래 등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소현우의 `잔혹동화`는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용접해 만든 조각작품이다. 이 캐릭터들이 장착하고 있는 막강한 무기들은 귀여움과 폭력성, 감정이입과 무심함, 유기적인 것과 무기적인 것 등 서로 대조되는 가치들을 연결시킨다. `잔혹 동화` 자체가 잔혹과 동화라는 어울리지 않은 역설적 개념이 결합된 것이다. 소 작가는 동화 속에 내재된 따뜻함, 행복, 사랑 등을 냉소적인 블랙 코미디로 변화시킨다.

▲ 정운학 作 `날과 날들`
▲ 정운학 作 `날과 날들`

김진우의 `플라잉 맨`은 기계와 인간, 또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을 통해 새로 태어난 `신인류`를 창조해낸 작품. 기계의 몸과 인간의 뇌를 가진 종족, 또는 인간과 동물, 기계의 교배종, 동-식물과 기계의 교배종 등 여러 모습의 진화를 상상했다.

장민숙의 `산책`은 색면 추상 작품으로 주변에서 만난 힘든 삶들을 아름다운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경쾌한 붓질과 밝고 화사한 색채로 그려진 그림에는 고만고만한 집들이 서로를 의지하듯 빼곡히 들어서 있는데 빛바랜 듯한 색상과 약간의 스크래치가 더해지면서 대단히 서민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 소현우 作 `잔혹동화`
▲ 소현우 作 `잔혹동화`

안수진의 `메트로놈`은 질료의 조형적 움직임에 국한하지 않고 시대성을 담지한 문학적 연상을 엔진으로 구동하는 움직이는 조각작품이다. 스물 스물 다가서기, 일상적인 인간의 호흡과 걸음걸이의 속도감보다 조금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순간적으로 움직이고 길게 여운을 지속시키는 장치들은 인간만이 갈등하는 근원적인 욕망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과 반성의 자리를 제공한다.

정운학의 `날과 날들`은 평면의 아크릴 판을 구겨서 옷의 형태를 만들고 색깔을 칠했는데 옷의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바로 벗어놓은 사람의 숨결과 활동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는 옷을 통해 그 사람의 심리상태나 동적인 활동의 역사까지 담아내고자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