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21일~5월 21일<BR>`스코어_나, 너, 그, 그녀`전
“음악을 모티브로 한 현대미술을 만나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이 오는 21일부터 5월 21일까지 2, 3전시실 및 천창공간에서 여는 기획전`스코어_나, 너, 그, 그녀{의}`전은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는 전시다.
`스코어`전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음악`을 모티프로 했는데 음악의 미적 속성인 하모니(harmony)를 미술의 속성이자 조화와 균형이라는 뜻의 심메트리(symmetry)와 같은 것으로 보고, 이 두 장르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조화`가 우리의 일상과 현실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되짚어 본다.
전시 제목 `스코어(Score)`는 `악보` 외에 `점수`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사실`, `진상` 등의 뜻도 내포하는 `스코어`는 점수로 평가되고 환산되는 우리의 일상을 대변한다. 노래방, 학교, 직장 등에서 우리는 늘 점수와 등급으로 평가 받는다. 그 점수는 일류, 이류, 삼류로 우리를 평가하고 구분하며 경계 짓는다. 이런 의미에서 `스코어`전은`나, 너, 그, 그녀{의}`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윌리엄 켄트리지(남아프리카 공화국 1명), 브루스 나우만(미국 1명), 김기린, 강서경, 박보나, 변순철, 오 민, 이교준, 이상현, 이불, 정용국, 정은영, 주 경(한국 11명) 등 총 13명의 작가 40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불의 `노래방 프로젝트`와 변순철 `전국노래자랑` 시리즈는 `점수`를 요구하는 모두의 일상과 일상 속에서 `노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한국 단색화의 대표작가 김기린의 `안과 밖`, 평면과 릴리프 회화를 통해 신체와 정신의 논리적 과정을 구현하는 이교준의 작품 `Void-c`, `Untitled 1612`과 음악적 파격을 보여주는 주경의 `격조`는 그리드 안과 밖을 오가며 `조화`를 꿈꾸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소개된다.
오민은 `ABA 비디오 스코어`를 우리의 일상으로 대변되는 `악보의 오선`이나 격자무늬 `그리드`가 요구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와 통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넘나드는 윌리엄 켄트리지, 브루스 나우만 등 세계적인 작가를 비롯해 2016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인 강서경, 박보나 등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 근대화의 물결과 함께 등장한 여성국극에 대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정은영의 비디오 작품 `정동의 막` `가사들`, 일제 강점기 식민지 조선의 희망 최승희를 모티프로 한 이상현의 비디오 작품 `조선 비너스`를 비롯해 음악을 소재로 한 일제강점기 당시 이도영, 안석주의 만문만화 자료도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주원 학예실장은 “자본, 경제위기, 그리고 문화 전쟁 등 극단으로 요동치는 시대에 음악과 미술로 대표되는 예술의 속성이 우리 현실에서 여전히 유효한지, 나아가 예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이고 진지한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미술관 자원봉사자인 마케터즈들이 인터넷 음악방송도 개설한다. `대구미술관친구들의 쇼`, 일명 `대.미.친.쇼`라는 프로그램으로 총 6회 30분씩 진행하며, `음악(노래)`을 주제로 참여작가와 일반 대중의 실시간 만남을 가진다. 문의 (053)790 3021.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