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계명아트센터
뮤지컬 `팬텀`은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에릭이 오페라극장의 새로운 디바 크리스틴 다에에 대한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를 클래식한 음악으로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오페라의 유령`이 크리스틴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에릭에게 초점이 맞춰진 작품으로 원작을 충실하게 살리며 새로운 인물과 장면을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작품은 에릭이 왜 팬텀이 됐는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기 위해 그의 탄생 비화와 유년 시절, 또 내면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다룬다.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팬텀 역은 박효신, 박은태, 전동석이 나란히 맡았다. 팬텀의 왜곡된 사랑을 받는 크리스틴 다에 역은 데뷔 15년을 맞는 김소현과 이지혜, 김순영이 연기한다. 이 작품에서는 정통 클래식 발레를 감상하는 것도 재미다. 가슴 아픈 비밀을 간직한 고혹적인 발레리나 역은 김주원·황혜민, 젊은 카리에르 역은 엄재용·윤전일이 맡아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다.
한국 관객층의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 역시 훌륭하다. `넌 나의 음악(You Are Music)` `크리스틴(Christine)` `나의 빛, 어머니(My Mother Bore Me)` `파리의 멜로디(Melody de Paris)` `내 사랑(My True Love)`등 감정을 층층이 쌓아 올린 인물들이 곡 후반에 터트리는 고음은 관객의 귀를 시원하게 뚫어준다. 극 중 극으로 등장하는 오페라에서 입는 의상을 포함해 극에 등장하는 화려한 의상과 샹들리에를 떨어트리고 불꽃이 튀게 하는 엄청난 무대와 세트는 음악과 조화로운 훌륭한 비주얼을 만든다.
공연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2시·6시 30분, 3월 27·31일 공연 없음. 공연 문의 1566-9621.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