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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자유당 개명 `뒷말 무성`

박순원기자
등록일 2017-02-10 02:01 게재일 2017-0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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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으로 재개정<BR>13일 전국위 열어 최종의결<BR>일각선 “이승만 정권 연상”<BR>野 “자유라는 단어 더럽혀”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새누리당 당기 옆을 지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연찬회를 열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키로 했다. / 연합뉴스

새누리당의 당명 변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2월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한지 5년 만에 `자유한국당`으로 재개정했다. 약칭은 `자유당`이다. 새누리당은 오는 1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명 개정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명칭이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있었던 새누리당 연찬회에서도 이 같은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새누리당 관계자는 “`자유`라는 말이 `자유민주주의`를 뜻한다는 이유로 당원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자유`가 들어갔던 정당들의 흑역사도 논란거리다. 이승만 정권의 자유당은 4·19 혁명 이후 분열과 흡수를 반복하다 소멸됐으며, 지난 1990년에 창당한 민주자유당은 신한국당의 출범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약칭 자민련으로 불렸던 자유민주연합은 지난 2006년 한나라당과 합당했고, 기독교계 극우 정당인 기독자유당은 지난해 3월 창당했으나 총선에서 2.64%의 득표율에 그쳤다.

야권의 비판도 상당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자유한국당`이 될 새누리당을 향해 “`자유`라는 단어를 더럽히지 말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은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더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당명을 바꿔야 하는 지경으로 만든 주범인 박근혜 당원에 대한 징계조차 못하면서 개명세탁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는 발상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며 “게다가 자유라니. `니들이 자유를 알아?`라고 물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누리당의 당명·로고·색깔을 제작한 조동원 전 홍보본부장이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조 전 본부장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한다”면서 “할 말이 많지만 조용히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이 없어지는 오늘이 부끄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본부장은 지난 2012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영입돼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당색을 `빨강`으로 바꾸는 작업을 주도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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