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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별을 찾아

등록일 2016-12-16 02:01 게재일 2016-12-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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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영 수필가<br /><br />
▲ 김주영 수필가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서쪽하늘에 초승달과 함께 개밥바라기는 유난히 반짝인다. 겨울 밤하늘은 맑고 청명하여 별빛은 고혹적으로 빛난다. 도심의 불빛을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황홀경이다. 나무들 사이를 돌아온 바람들이 산자락에 머문다. 코끝이 시리도록 심호흡을 하니 답답했던 생각들이 청아해진다. 쏟아져 내리는 별과 별빛사이를 걸으니 시가 읊조려진다.

시를 읊조리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도심의 화려한 불빛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별들을 바라본다. 별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늘 그곳에서 반짝이고 있다. 별빛들을 보고 있으니 시를 낭송하던 벗들의 눈빛이 생각난다. 꿈들로 반짝이는 별빛 같은 눈빛. 시낭송으로 마음을 나누고 정을 쌓은 인연들이다. 시는 혼자서 읽어도 좋으나 소리 내어 함께 나눠 읽으면 낭송을 통한 새로운 공감이 생긴다. 시를 소리 내어 읊으면 노래를 부르는 것과 같다. 시낭송은 시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에 낭송자의 감정을 실어서 전달하는 것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소리의 강약, 고저에 따라 그 감흥은 다르다.

시를 읽는 행위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시낭송은 일상적이고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틀에 메인 낭송법 때문일까? 시낭송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격식화된 낭송법보다 감정전달과 교감이다. 하지만 여러 시낭송문학회나 시낭송대회를 참가해보면 교감보다는 기교가 앞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전국에서 많은 시낭송대회가 열린다. 대회를 통해서 시낭송가증이라는 것을 주기도 한다. 주최 측에서 발급하는 시낭송가증을 받기 위해 시낭송 애호가들이 참여한다. 나 또한 벗들과 함께 몇 차례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가 없는 경우도 있었고 대회 참가자들도 공감하지 못하는 주관적인 진행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다.

시낭송은 청각으로 전해지는 예술이다. 시낭송은 청자에게 감흥을 전달하는 것이다. 시적화자의 마음을 헤아려서 정확하게 전달해야한다. 다른 사람의 기교만 흉내 내면 호소력이 약하다. 시낭송은 낭독과 다르다. 시를 외워서 전달해야 한다. 나름대로 분석하고 자기만의 감정을 실어서 낭송을 하면 전해지는 감동은 크다. 시낭송에는 여러 가지 낭송기법이 있다. 다양한 기법을 잘 활용하고 개성을 살려야 한다.

시낭송은 치유의 힘도 있다. 한 편의 시를 읊으면 감정이 더해지고 공감이 형성된다. 낭송을 통해서 심적 위안을 받기도 하고 자신감을 찾기도 한다. 나또한 시낭송을 통해서 감정의 정화를 느낄 때가 많았다. 읊조리는 시의 배경에서 응어리졌던 기억들도 만나고 황홀한 순간도 만난다.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인 시모니데스는 `그림은 말 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 이라고 했다.

벗들과 함께 `마음의 별을 찾아`라는 시낭송 알리기를 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시낭송으로 소통하고 행복을 나누고자 시작한 일이다. 시 읊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밤하늘 수놓은 별들을 보듯 마음속에 속삭이는 별들이 보인다. 마음의 창이 열리고 무한히 펼쳐지는 별빛에서 잊어버렸던 생각과 꿈들을 찾기도 한다. 시낭송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들의 눈동자에 별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항상 웃는 모습들이다. 밝은 표정과 맑은 마음들이 얼굴에 빛난다.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마음의 별을 만날 수 있는 일이 어디 흔하랴. 시를 읊조리면 마음의 별이 반짝인다. 책장에 꽂혀 있는 시집을 꺼내서 시 한편을 외워보자. 은하수의 수천 억 개의 별들보다 더 반짝이는 별들을 만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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