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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서 광명으로…달구벌 수놓는 희망의 선율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12-12 02:01 게재일 2016-12-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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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향 정기연주회<BR>1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2016년 정기연주회 연속 매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유럽 3개국 성공적인 데뷔, 일본 히로시마 교류 연주, 특별기획연주회 신설 개최 등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를 보낸 대구시립교향악단.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30회 정기연주회로 2016년을 마무리 한다.

한 해를 결산하는 무대인만큼 레퍼토리도 강렬하다. 20세기 선구적인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제5번`, 단 한 곡이다. 이 곡에서 말러는 생의 한복판에서 느낀 극단의 고통, 그리고 그 끝에 찾아온 환희의 순간을 독창적으로 그리고 있다.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와 해석으로 만나 볼 말러`교향곡 제5번`은 1902년 완성됐다. 40대 중년이 된 작곡가의 음악 세계에는 이전까지의 교향곡에 나타났던 방황하는 젊은이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한층 성숙된 자아가 단단히 압축되고 절제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앞선 작품들에서는 표현의 극대화를 위해 성악의 활용도 마다하지 않던 말러였으나, `교향곡 제5번`은 순수 기악으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

한편, 말러는 `교향곡 제5번`에 `거인`이나 `부활`과 같은 음악 외적인 표제는 붙이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하여 말러는 “이 곡은 거칠고 열정적이며, 엄숙하고 비극적인 인간의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단지 음악일 뿐이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런데 말러는 초연 이후에도 이 곡이 만족스럽지 못했던지 1909년까지 몇 차례나 수정 작업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러의 한층 성숙된 작곡기법이 충분히 발휘된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제5번은 총 5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제3악장을 기준으로 어두웠던 전반부와 환희와 빛으로 가득한 후반부로 나뉜다. 이런 극적인 구도는 베토벤이 즐겨 사용했던 방식인 `어둠에서 광명으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우리의 인생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은 베토벤의 작품과는 또 다른 큰 감동을 이끌어 내고 있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말러 `교향곡 제5번`은 관객들과 대구시향 모두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이기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시향은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와 관객들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제430회 정기연주회 종료 후 그랜드홀 로비에서 줄리안 코바체프의 사인회를 개최한다. 이밖에 로비 한쪽에는 포토월(photo wall)을 설치해 관객들에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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