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일 아
범어 산과 신천을 오가며
먹이를 나르던 새들
고단한 날개를 접고
막 노동자가 일을 끝내는 시각
어두움이 찾아오는 순간
하루치의 무게를
품고 가는 저녁놀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산 것은 이 시에서도 나오는 막 노동자 같은 사람만이 아니다. 하루 종일 먹이를 나르던 새들도, 생명의 끈을 부여잡고 역할을 해온 풀들도 꽃들도, 도심의 중심을 관통하는 신천을 오르내리며 먹이활동을 한 물고기들도 하루치의 무게들을 짊어지고 저문 저녁 각자의 휴식과 힐링의 공간인 둥지로 돌아간다. 그곳은 평화가 있고 안식이 있는 곳이다. 하루치의 무게를 가만히 내려놓고 쉬면서 다시 열리는 하루를 가만히 준비하는 것이다.
<시인>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