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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건으로 들여다 보는 현대인의 고립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11-29 02:01 게재일 2016-11-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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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끝장토론` 30일까지<BR>대구 떼아뜨르 중구
▲ 연극 `끝장토론`

오는 30일까지 대구 떼아뜨르 중구에서 공연되는 연극 `끝장토론` (안재범 작·연출)은 인터넷, TV 등의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확장되는 현대사회에서 점점 고립돼가는 개인의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다룬 창작 토론연극이다.

이 연극은 이미 그 독창적인 무대양식과 실험적인 연극언어, 동시대적인 주제를 통해서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등에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으로 올해 2016 대구문화재단 우수공연 지원 사업에 선정돼 이번에 공연하게 됐다.

한 인기가수의 자살 소동이 유발한 사회적 이슈들에 관해 논의하는 TV토론을 소재로 삼고 있다. 연극의 토론에서는 자살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현안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논의가 전개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그 대안의 방법을 묻고 분명한 자각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극 양식을 도입해 관객이 수동적으로 공연을 지켜보던 입장에서 벗어나 공연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 반영과 의견 개진의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지적 논쟁이 이어지는 토론연극이라고 해서 무겁고 진지한 것만은 아니다. 공연의 토론장은 지루하고 난해한 언어의 마당이 아니라 패널들의 개인기가 난무하는 쇼 무대이자 패널들이 무력행사도 불사하는 재미난 결투장이다.

한마디로, 이 연극은 밑으로는 분명한 주제의식을 지니고, 그 위로는 재미와 활기가 넘치는 막장 토론인 것. 관객은 공연 시간 내내 변화하는 무대와 역동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극적 반전을 통해 롤러코스터와 같은 재미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대중의 우상, 가수 프란체스코가 어느 밤 자살을 기도하자 그를 추종하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다.`오늘 밤` 끝장토론에서는 아나운서 석기의 사회로 국회의원 구라, 교수 중한, 기자 꽃님, 기획사 대표 개소리가 패널로 나와 프란체스코의 자살 소동과 사회적 문제점에 관해 열띤 논쟁을 벌인다. 토론은 프란체스코 사태를 시작으로 광장집회, 최순실 사태, 사드 배치, 아동성폭행 등 우리 사회의 현안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논쟁으로 이어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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