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 림
소음으로 뒤범벅이 된 술집과 거리에 늘어놓고는
지나가는 사람들 다 불러모아 약장수처럼
한바탕 너스레를 떨다가 철 지난 유행가 가락도 섞어서
저물면 주섬주섬 주워담아 넣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새빨간 저녁노을
세상은 즐겁고 서러워 살 만하다고,
그것이 지금 노을이 내게 들려주는 말이리
노시인이 귀가 길에서 바라본 길거리 저녁풍경 한 장을 본다. 도심의 소음 속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술과 안주를 권하다 저물면 주섬주섬 챙겨 버스에 올라 귀가하는 사람들, 눈길도 주지않고 유쾌히 길을 가는 사람들,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시인의 말처럼 서럽기도 하고 살 만하기도 한 세상인지 모른다고 노을이 가만히 일러주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