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해”<BR>중진들과 전화·면담 등 개별접촉<BR>새누리의원 129명 사죄문 발표<BR>“거국내각으로 혼란 수습” 읍소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자리에 연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더 쉬운 결정”이라며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이 대표는 6일 연일 계속되는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당내 중진들을 비공식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뜻을 전화·면담 등 개별 접촉을 통해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내 비박-친박 간의 계파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이 대표도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6일 중앙선데이 의뢰로 실시한 이 대표 거취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당 쇄신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58.6%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혼란 수습을 위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응답은 22.7%, 잘모르겠다는 응답은 18.7였다. 대표직 사퇴 여론이 유지 여론보다 두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의 고향인 호남에서는 67.8%, 새누리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는 55.5%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사퇴 39.7%, 유지 44.2%)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락층에서 대표직 사퇴 응답이 우세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4일 소속 의원 129명 명의의 사죄문을 발표하고 “모두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책임”이라면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혼란을 수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문을 참담한 심정으로 들었다. 듣고 있는 우리 새누리당 의원 모두가 역사와 국민 앞의 죄인임을 절감했다”면서 “이 상황을 미리 막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국민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에 모든 협력을 다하겠다”며 “최순실 비리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그 진상이 드러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지금의 국정 마비 상태에서 일단 힘없는 국민부터 챙겨야 한다”며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혼란을 수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단적이지 않게 야당과 또 국민과 소통하면서 해나가겠다,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