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천년의 시간을 건너 미래로… 경주 보문호 밤하늘 수놓았다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10-27 20:31 게재일 2025-10-28 1면
스크랩버튼
50분간 황홀한 ‘멀티미디어쇼’ 
홀로그램·레이저·드론 불꽃…
각계 인사·시민 4000여명 환호
Second alt text
APEC 정상회의 기념 멀티미디어쇼가 27일 오후 경주 보문 관광단지 수상공연장에서 ‘달빛 아래 새로운 약속’을 주제로 열렸다. 화려한 빛의 향연이 보문호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경주 보문호 수상공연장이 환상적인 빛의 무대로 변모했다.

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보문호 수상공연장에서 27일 오후 7시 APEC 경제인행사의 일환으로 ‘보문 멀티미디어쇼 특별공연-달빛 아래 새로운 약속’이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일반 시민 등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시민과 세계가 함께 미래를 약속하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았다. ‘달’을 매개로 21개 APEC 회원국의 화합과 경주의 천년 유산이 어우러진 무대는, 전통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공연은 오후 6시 40분 플라잉 공연팀의 오프닝 무대로 시작해 도지사와 시장, 국회의원, 도·시 의장 등의 축사와 웰컴 스피치가 이어졌으며, 이후 허니제이팀의 퍼포먼스와 드론·레이저 융복합 멀티미디어쇼가 펼쳐졌다.

먼저 허니제이팀은 달의 변화와 인간의 감정을 춤으로 표현하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홀로그램 터치 세리머니는 시민의 의지를 시각화한 상징적 장면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의 백미는 미디어아트였다. 보문호의 수면을 거대한 디지털 캔버스로 활용한 워터스크린과 수상 프로젝션 기술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영상은 신라의 달빛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고대 여신이 달을 품고 천년의 시간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는 서사를 담았다.

특히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구현된   ‘달의 여신’은 실제 무용수와 함께 무대에 등장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수십 대의 드론이 정교하게 움직이며 형형색색의 불꽃을 터뜨리는 장면은 마치 하늘 위에 거대한 캔버스를 펼친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드론들이 만들어낸 문양과 메시지는 APEC의 정신과 경주의 문화적 상징을 담아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관람한 한 외국인 참가자는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고 레이저와 홀로그램이 보문호를 배경으로 춤추듯 펼쳐지며 관객들은 마치 미래 도시 속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경험했다. 기술과 예술이 이렇게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감탄을 전했고, 시민들은 “경주에서 이런 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철우 지사는 “경주의 문화유산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이번 공연은 APEC 개최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시민과 세계가 함께한 이 밤이 경주의 미래를 밝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보문호 주변을 거닐며 여운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보문 멀티미디어쇼 특별공연’은 단 50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관람객들에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주의 밤하늘을 수놓은 첨단 예술의 향연은 지역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