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여당 `지지율 이탈`<BR>대통령 10%·새누리 30%로 `뚝`<BR>지역당원들 탈당 문의도 쇄도<BR>의원들 정치생명 악영향 우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으로 인한 TK(대구·경북)지역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물론 새누리당 지지율까지 크게 떨어졌다. 특히,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 핵심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의 성인남녀 1천5명을 상대로 실시한 정례 주간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새누리당 지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월 62%에서 5월 47%, 10월 46%, 11월 1주차에서는 30%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23%로 새누리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구와 경북 국회의원들도 청와대와 여당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의원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의원회관 사무실에 탈당절차와 관련한 문의는 물론 당을 비판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지역 한 의원실 관계자는 “4·13 공천 파동 속에서도 대구 당원들만큼은 `어려움에 빠진 대통령을 잘 보호하라`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앞장서 대통령을 비호해온 소위 `진박` 의원들의 당협을 중심으로 탈당 문의가 쇄도한다”고 설명했다. 경북지역 한 의원실 관계자도 “과거에는 순수한 민원 때문에 민원의 날에 찾아오는 당원이 많았지만 최순실 파문 이후 박근혜 정부를 걱정하는 여론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높다”며 “일부에서 탈당 목소리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집계된 주 평균 탈당자 수는 100여 명 안팎. 영남권 한 지역의 경우 2배에 이르는 탈당계가 제출됐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다만, 당 핵심 관계자는 “이례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이 정점에 이른 후부터 개인적으로 탈당하는 이들이 적잖다는 후문이다. 지역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탈당 문의가 쇄도하고는 있지만 조직적으로 탈당계를 내는 이들은 없다”면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와 경북 의원들 역시 좌불안석이다. 최순실 국정 개입 사태에서 박근혜 정부와 선을 그어야 할 지, 아니면 한 배를 타야될 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역 한 의원은 “우리 지역 민심은 극도의 실망, 그래도 믿어준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여러모로 말을 아끼는 입장이지만 정말 곤혹스럽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의원실은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이 지역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와 경북지역 친박 의원실 사이에서는 “우리가 언제 친박이었냐”고 뼈 있는 농담이 오가는 경우도 적잖다는 후문이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