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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언덕` 틸리아 테페 유적을 만나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9-27 02:01 게재일 2016-09-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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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메스 기둥.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아프가니스탄 국립박물관의 소장품 1천40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를 27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아프가니스탄박물관의 소장품 231건을 중심으로 기원전 2천년경의 청동기 유적에서부터 기원후 1~3세기의 도시 유적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의 고대(古代)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국립 경주박물관 `아프가니스탄의 황금 문화전` 11월 27일까지

청동기 유적부터 기원후 1~3세기 고대 역사·문화 소개

틸리아 테페 6호분 출토 금관, 신라금관과 형태 유사 `주목`

이란 고원 동북쪽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은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파키스탄에 둘러싸인 내륙국으로 유럽과 중국, 인도를 잇는 문명의 교차로이자 실크로드의 요충지였다. 토착 요소와 외래 요소가 융합해 탄생한 아프가니스탄의 고대 문화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특별전에 전시되는 아프가니스탄 유물은 2006년 프랑스 파리 기메박물관을 시작으로 10년간 세계를 순회하며 12개국, 19개 기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 기하학 무늬 황금잔.<br /><br />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기하학 무늬 황금잔.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전시는 기원전 2000년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의 역사를 네 시기로 나눠 보여준다.

제1부는 기하학무늬가 있는 황금잔 등 청동기시대 유적인 테페 풀롤에서 나온 유물로 꾸며진다.

해발고도 3천m가 넘는 험준한 산에 둘러싸인 테페 풀롤 지역은 비옥한 경작지이자, 청금석의 주요 교역지로 큰 번영을 누렸던 곳이다. 1966년 지역민이 우연히 발견한 금은기로 유적의 실체가 밝혀졌는데, 상당량이 소실돼 출토지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현재 출토된 황금잔의 기하학 무늬와 동물의 표현 등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인더스 문명과의 교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틸리아 테페에서 나온 금관. <br /><br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틸리아 테페에서 나온 금관.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제2부에서는 기원전 4세기 알렉산드로스의 동방 원정 이후 세워진 아이 하눔 유적을 소개한다. 이 유적에서는 그리스 문화와 관련된 유물들이 발견됐다. 옥수스 강(오늘날 아무다리야 강) 유역에 위치한 이 도시 유적에서는 신전, 궁전, 경기장, 도서관, 반원형 극장 등 그리스 도시의 전형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그리스 문자나 신화의 내용도 발견됐다. 인도에서 난 상아로 만든 전래품도 발견돼 이 지역의 국제성을 보여준다. 건축에서는 페르시아적 요소가 사용되는 등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혼합한 헬레니즘 문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아프가니스탄 전시의 백미는`황금의 언덕`을 뜻하는 틸리아 테페 유적을 다룬 제3부다. 1978년 소련의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는 기원후 1세기께 조성된 무덤 6기를 발굴해`박트리아의 황금`이라 불리는 화려한 금제 부장품을 출토했다. 이 부장품들은 당시 유라시아의 중심에서 활약했던 유목민들의 광범위한 교역 활동을 보여준다. 이들의 국제적이고 다양한 문화에는 그리스, 로마, 중국, 인도, 스키타이-시베리아 등 매우 폭 넓은 문화적 요소가 내재돼 있다. 특히 6호 무덤에서 여성이 쓴 채로 출토된 금관은 일찍이 신라 금관의 기원 연구 등에서 큰 관심을 받아 온 것으로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받는 전시품이다.

특히 틸리아 테페 6호분에서 나온 금관은 신라 금관과 형태가 유사해 오래전부터 학계 관심을 받았다.

▲ 키벨레 여신이 있는 둥근 판. <br /><br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 키벨레 여신이 있는 둥근 판.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마지막 제4부는 중앙아시아 고대 국가인 쿠샨 제국의 여름 수도로 번영했던 베그람 유적을 조명한다. 1세기 무렵 조성된 이곳의 궁전터에서는 유리나 청동으로 제작한 물품들이 나왔다. 각각 인도, 로마, 그리스, 이집트, 중국 등의 영향을 보여준다. 실크로드와 해상무역으로 번영했던 도시의 모습에서 활발했던 동서 문물 교류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필 수 있는 사진전`아프가니스탄의 자부심`도 전시장 한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은 “혼란과 위기 속에서도 치열하게 간직해 온 아프가니스탄의 보물은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인류의 역사이자,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소개하고“이번 전시로 역사와 문화가 가진 원동력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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