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 거제 시장에서 구입한 오징어와 정어리를 먹고 발병한 첫 번째 환자에 이어 8월 25일에 두 번째 환자가 확인됐다. 모두 해산물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의 콜레라 3번째 환자의 경우, `전갱이`를 먹었다고 한 것을 억센 경상도 방언 탓에 조사관이 `정어리`로 잘못 이해하는 웃지 못 할 착오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라는 방치하면 사망률이 50%가 넘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올해 4번째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A씨(47)와 접촉한 가족 3명·필리핀 여행에 동행한 지인 2명·국내 식당 관계자 6명·의료진 4명 등은 다행히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식당 관계자 6명은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앞서 발견된 세 환자의 발병 원인은 거제 연안의 해수 오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기 폭염으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당국의 발 빠른 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
전북 순창에서는 200여명의 C형간염 집단발병 사태가 발생했다. 올 들어 벌써 4번째 집단발병이다.
순창의 경우는 불법 한방 진료와 치과 진료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의 다나의원 100명·원주 한양정형외과 435명·서울의 JS의원(구 서울현대의원) 508명 등의 집단감염 사건이 발생했다. 불법적인 주사기 재사용이 C형간염 전염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C형간염은 환자 80% 이상이 본인의 감염여부를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를 통해 파악된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5천~7만 명에 불과해 나머지 23만~25만5천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
후진국형 전염병인 콜레라와 C형간염이 잇따르는 것은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전염성 질환의 가공할 피해를 잊지 말고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C형간염 확산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주사기 재사용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보건 당국은 `늑장 대응` 소리를 들어도 괜찮은 부서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