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리상자 아트스타 - 김윤경 &박보정 展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오는 21일까지 2층에 있는 아트스페이스를 활용한 전시공모 선정작가전`2016 유리상자 아트스타`세번째 전시인`김윤경&박보정 - 하얀방`을 열고 있다.
유리상자 아트스타는 봉산문화회관이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신진작가를 발굴·육성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7년부터 10년째 개최해 오고 있다.
특히 아트스페이스는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돼 내부를 들여다 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 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회화를 전공한 김윤경(39)과 박보정(37) 두 사람의 공동 설치작업`하얀방`이 선보이고 있다.
대략 7m 높이의 천장과 흰색 바닥이 있는 유리상자 공간을 채운 듯 비운 하얀 방, 두 작가는 이를 두고 세상의 모든 빛이 모이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회화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듯, 기물 표면을 하얗게 칠하고 두상을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그 결과물을 정연하게 설치해 이곳 공간에 빛 그리기를 행한 것이다.
평화로운 표정의 선승을 닮은 두상을 그려온 박보정의 회화와 무한히 가득한 빛을 배경으로 하얀 오브제 정물을 그리는 김윤경의 회화에서부터 출발해 서로 협력하고, 여기 유리상자에서 6×6×5m크기로 확장되는 작가의 설계는 시간과 공간을 잇는 연속적인 미술 행위로서 인간 삶의 굴곡과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태도를 닮았다. 2년에 걸쳐 인연이 닿은 사물들을 수집해 흰색 물감으로 칠하는 행위, 각각의 표정이 다른 4천개의 작고 하얀 두상을 손으로 소조하는 행위, 하얀 바닥이 있는 3차원 공간의 중앙에 흰색 그림을 그리듯 식탁을 놓고 그 위에 장식장을 쌓아 주변에 작고 다양한 오브제를 배치하는 행위, 이러한 `신체행위`는 생의 현실에서 경험했던 불안의 시간을 잊고 전혀 다른 충만의 기억으로 지향하려는 몰입 장치이며, 즉흥과 직관 그리고 반복과 지속을 더해 흰색의 사물이 포개지고 나열돼 비운 듯 채워진 `하얀방`이라는 입체 정물화를 남긴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이 전시는 작가 자신들이 경험한 공허와 충만의 기억 혹은 현실의 허무와 신성의 염원 사이를 오가는 어느 지점을 시각화 해 우리 삶에서의 망설임과 불안의 상태를 예지적으로 해석하고, 구체화한 다시보기다. 또한 지금, 여기의 상태가 가능하도록 오랜 시간동안 지속해온 두 미술가의 지향적 신체행위가 관객과 만나 충만의 기억을 공유하려는 시·공간적 장면의 상상”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