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韓佛교류 `홈 시네마전` 영상과 일상의 공존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6-15 02:01 게재일 2016-06-15 12면
스크랩버튼
양국 미디어 아트 작가  15팀<BR>  `필름메이킹` 소재 20점 출품<BR>대구미술관 10월16일까지
▲ 뮌作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올해 한불 상호 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와 한국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참여하는 `홈 시네마(Home Cinema)`전을 오는 10월 16일까지 프로젝트룸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터넷의 보급과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오늘날의`필름메이킹`이 개인 일상뿐만 아니라 동시대 미술 분야까지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를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은 `필름메이킹` 즉, 영화를 제작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직간접적으로 작품의 소재 또는 미디어로 차용하고 있다.

프랑스 크레테일 문화예술센터가 선정한 프랑스 미디어 아트 작가 9팀과 국내 미디어 아트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6팀이 미디어 작품 20점을 출품했다.

다섯 개의 책장이 반원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뮌의 `오디토리엄`은`기억`의 상징들을`극장`의 형식으로 표상한 작품이다. 책장 전면에 점멸하는 수백 개의 그림자 이미지들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그리고 작가 개인의 경험으로 소급해 올라간다. 불투명한 아크릴판 뒤에 놓인 수백 개의 오브제들은 레디메이드, 작가가 직접 제작한 기이한 오브제,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장치들로 각 오브제들은 상호간의 긴밀함과 관계를 잃은 채 추측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오디토리엄`을 둘러싼 벽체 위로는 중첩된 오브제의 그림자들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장엄한 그림자극을 연상케 한다.

▲ 정연두作
▲ 정연두作

오용석의 `샴 몽타주 넘버 1-3`은 작가가 직접 고안한 샴스콥(Siamese scope)이라는 광학 장치를 통해 구현된다. 이 장치는 쌍안경을 보듯 두 눈을 뷰파인더에 대고 모니터를 들여다보게 돼 있다. 그러면 두 눈에는 각각 다른 두 영상이 맺히게 되는데 한쪽은 영화의 한 장면, 다른 쪽엔 작가가 직접 연출한 일상의 장면이 보이게 된다. 이러한 장치는 시지각의 원리에 따라 다른 두 공간의 불완전한 합성과 시선의 교란을 유도하게 해 영화와 일상이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환영이나 개연성을 만든다. 그리고 영화와 관련이 있거나 관련이 없는 또 다른 일상의 이야기가 영화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연두의 `B-카메라 상영시간`은 두 폭 제단화 형식(diptych)의 작품으로 한 이미지는 영화 제작과정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하나는 영화 자체의 한 장면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독립적인 이미지로서 시각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서로 연관이 된다. 그 외에는 전혀 무관한 이 두 이미지는 다큐멘터리와 영화 사이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든다. `B 카메라`라는 제목은 세트에서 사용되는 주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작가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따라 영화 장면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작가는 이 공간을 기록하고 영화 자체의 내러티브와는 다른 허구의 이야기를 창조함으로써 영화를 재맥락화한다. 90도로 회전된 모습으로 구현된 첫 번째 이미지는 카메라 앵글을 만드는 과정의 장면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층위들을 보여준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