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비만 오면 악취, 머리가 지끈거려요”

이바름기자
등록일 2016-06-09 02:01 게재일 2016-06-09 4면
스크랩버튼
포항영일만일반산단 인근 죽천1리 주민 호소<BR>물고기 사라지고 해수욕 아이들 피부병 걸려<BR>공장 오·폐수인지 하수관로 문제인지 가려야
▲ 죽천리 마을 수로에서 흘러나온 거품이100여m 하류에 있는 테트라포드까지 흘러내려와 쌓이고 있다. /이바름기자

포항영일만일반산업단지에서 비만 오면 상습적으로 공장 오·폐수가 불법 방류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행정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8일 오후 2시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1리 마을회관 인근에는 7~8명의 마을 주민들이 죽천 바닷가로 이어지는 수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해당 수로 위로 투명한 빗물 대신 검붉은 색의 알 수 없는 물이 흐르고 있었고, 그 위로는 다시 희고 노란 거품들이 뒤엉켜 하류 쪽으로 흐르고 있다.

거품들은 수로 끝 바닷가까지 이어져 천천히 쌓이고 있었고, 또 수로 주변으로는 원인 불명의 악취가 나면서 현장에 있던 주민들 모두가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비가 오면 상습적으로 오·폐수를 방류하는 파렴치한 업체를 잡아달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오·폐수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시점은 인근 포항영일만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

이전까지 빨래도 하고 식수로 사용하기도 했던 맑고 깨끗했던 물이, 산업단지가 들어오면서 비만 오면 오염되기 시작했다며 상습적으로 누군가가 오·폐수를 방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연안에 평소에 잘 잡히던 전어와 같은 물고기들이 어느 순간 모두 죽고 사라져 버렸으며, 수로를 타고 바닷가로 흘러간 검붉은 물과 거품 때문에 아이들이 바닷가에 들어가기만 하면 온몸이 시뻘겋게 피부병에 걸려 돌아온다고 분노했다.

주민 김모(67)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환경단체에 수질검사를 의뢰해 봤지만 모두 이상 없음이 나왔다”며 “그러나 우리가 직접 피해를 본 악취, 피부병 등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포항시청 환경과와 북구청 환경지도계 공무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조사를 벌였다.

담당 공무원들은 현장 검사 결과, 물은 산이나 알칼리가 아닌 중성으로 판명났다며 자세한 것은 산업단지 업체들과 인근 하수관로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일만일반산업단지는 오수관로가 설치돼 이곳으로는 우수만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수배관이 고장 나거나 하면 이런 경우도 있으니 상류 쪽인 산업단지부터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