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여객선 부이파도 규제 강화<BR>기상특보 해제돼도 발묶이기 일쑤
【울릉】 육지~울릉 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기상 기준을 기상특보(풍랑주의보 등) 해제시 세월호 사고 이전처럼 여객선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강화된 여객선 출항 기상기준이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세월호사고가 기상악화 때문도 아닌데 여객선 출항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용자들만 골탕 먹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여객선사의 판단에 따라 여객선 운항이 결정됐지만 이후 여객선이 출항하는 지역과 울릉도 해상 부이파도가 썬플라워호 등 대형 선박은 3.5m 이하, 씨스타 1호 등 작은 선박은 3.1m 여야 운항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여객선이 언제 출항하지 모르기 때문에 대구 등 원거리 이용자들이 여객선 터미널에 모여든다. 그러나 부이파도가 출항기준에 맞지 않으면 30분 간격으로 제보되는 부이파도 높이에 따라 출항이 결정되기 때문에 터미널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
부이파도가 끝내 출항기준에 못 미치면 출항을 못해 수 시간을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최근에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지난 5월 5일 동해상기상특보가 이틀 만에 해제돼 여객선 운항이 재개됐다.
이날 오전 11시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자 연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 육지에서 보내려는 울릉도 주민, 경북도민체전 참가 울릉군 선수단 등 여객선 출항을 수천 명이 애타게 기다렸다.
기상특보가 해제됐기 때문에 여객선을 이용하는 관광객, 주민들은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이날 정오 강원도 동해지방해양수산청 관할인 강릉, 묵호 여객선이 출항했다.
하지만,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교통수단인 포항~울릉 간 여객선 썬플라워호는 출항 결정이 미뤄졌다. 이 같은 이유는 울릉도 해상의 부이 파도 높이가 3.5m로 여객선 출항 기준보다 높았기 때문.
이날 결국 오후 1시30분 부이파도 높이가 3m로 낮아지자 2시간 늦게 출항했다. 울릉도, 포항 해상 부이파도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울릉도 부이파도가 높게 나타나자 출항을 미뤘던 것이다.
썬플라워호는 2천394t으로 500여t급의 씨스타 1, 3, 5호보다 4배 이상 큰 배다. 그런데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울릉도 해상 부이파도 관할이 아니므로 기준에 따라 출항시켰고 포항수산청은 출항시키지 않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날 날씨는 여객선 운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규정 때문에 작은 여객선은 운항하고 큰 여객선은 운항을 못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모두 울릉도로 가는 뱃길인데 관할은 안 되고, 관할이 아니면 되는 이상한 꼴이 됐다.
울릉도 한 주민은 “여객선 운항은 세월호 사고 이전처럼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여객선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세월호는 기상과 아무 상관없이 사고가 발생했는데 규제를 강화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이동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