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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묵향과 함께한 `소산`의 세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6-04-27 02:01 게재일 2016-04-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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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산 박대성 화백 화업 50년 기념전<BR>경주솔거미술관 `금강설경` 등 82점 전시
▲ 박대성作 `금강설경`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수묵화가인 소산(小山) 박대성(71) 화백의 화업(畵業) 50년 기념전` 솔거묵향 - 먹 향기와 더불어 살다`전이 오는 9월 25일까지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99년부터 경주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하는 박 화백의 반세기 예술의 진수를 한 자리에 모은 전시회다.

박 화백은 수묵화가 외면당하는 한국화단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인물이다. 어렸을 때부터 붓글씨를 쓰며 필력을 키운 그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소산 화백의 대작 `솔거의 노래`, `금강설경`, `법의` 등 82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솔거의 노래`, `제주곰솔`, `금강설경`, `법의` 등 대작이 전시되며 2전시실은 경주를 담은 `경주이야기`시리즈를 위주로 한 작품 , 3전시실은 `외금강전도`, `정방폭포`등 금강산, 하롱베이, 카파도키아, 장가계가는 길 등 국내외 명승지를 그린 작품, 4전시실은 추사, 장욱, 모택동 등의 서체를 방(倣)한 작품들을 위주로 한 서예작품을 전시한다.

마지막 5전시실은 `현율`, `화우`, `청량산묵강`, `금강화개`, `불밝힘굴` 등 금강의 풍경을 재해석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대담한 구성과 농묵의 강조, 섬세한 필치의 집중 조명, 여백 활용 등 소산 예술의 특징을 통해 소산 예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솔거의 노래`는 경주 남산 삼릉 옆 소산 화백의 화실에서 본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남산의 거대한 소나무 숲을 표현하고 있다. 화가에게 있어 가장 그리기 어렵다는 소나무를 사실적 묘사와 대담한 구도, 먹의 농담과 속도감 있는 필력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소산 수묵정신의 결정체를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600년 된 노송을 그린 `제주곰솔`은 염원을 표현한 작품. 마을의 당산 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수많은 솔잎을 하나하나 그리는데 수십 만 번의 붓질이 필요한 만큼 작가가 전시를 며칠 앞두고 겨우 완성 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 소산의 표현대로라면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 박대성 화백
▲ 박대성 화백

지난해 8월 개관기념전의 `불국설경`에 이어 선보이는 신작 `금강설경`은 금강의 풍모가 달리 보이도록 재해석한 작품이다. 풍경 가운데 설경은 단순해도 그리기 쉽지 않은 소재로, 쌓인 눈의 부분은 붓질을 하지 않는다. 붓질을 하지 않고 대상을 표현한다는 흥미롭고 독특한 특징을 가졌다.

경주엑스포 윤범모 예술총감독은 “이번 화업 50년 기념전은 근작을 중심으로 소산 예술의 완숙기에 일궈낸 대표작급을 모은 전시”라며 “수묵화가답게 묵향과 함께한 그의 화업 반세기를 담은 솔거묵향전은 소산 예술의 총체”라 평했다.

한편 소산 박대성 화백은 경주 남산에 정착해 수년째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작업에 몰두해 왔으며, 지난해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 830점의 작품을 경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했다. 작품은 회화 435점, 글씨 182점, 작품 활동을 위해 소장하고 있던 먹, 벼루 등 213점으로 소산 화백은 `2013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초대돼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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