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어선 동경 128도 윗쪽 진출하면 채낚기 고사”<br>조업부진에 출어 포기한 어민 오늘 정부 항의 방문
속보=울릉도의 어업인들이 섬 근해 수산자원 고갈로 조업이 부진하자 출어를 포기한 채 해양수산부의 정책을 규탄하고 나섰다. 어업인들은 선단별로 2명씩, 모두 20여 명이 강원도 어민들과 함께 19일 정부에 항의 방문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이유는 트롤어선들의 싹쓸이 동해 조업에 반대(본지 8일자 10면 보도)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최근 저동항 위판장에 내건 현수막에는 `트롤업계만 대변하는 해수부는 각성하라` `현축 트롤 합법화하면 동해어업인 도산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어업조정위원회 통해 동경 128도 해제하려는 해수부는 각성하라` `독도 지킨 울릉어민 해수부가 죽인다` `잘못된 수산정책 연안 어업 죽인다` 등의 현수막 수십여 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트롤어선은 동경 128도 아래쪽에서 조업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트롤어선 조업 현황 분석 및 경쟁력 강화를 주목적으로 하는 용역에 이어 어업조정위원회를 설치, 동해구 트롤(현측식· 선미식) 공조 조업, 동경 128°이동조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 싹쓸이 조업으로 남하하는 오징어 씨를 말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부산지역의 기업화된 트롤어선들을 동해로 진출시키면 동해 채낚기 어민들은 모두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트롤어선의 동해 진출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최근 이같은 움직임에는 해양수산부의 허약한 의지와 어업조정위원회에 위촉된 의원들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김해수 어업인총연합회 부회장은 “울릉도 연안 어장은 울릉도 어민이 주인인데도 이를 배제한 정부의 어업조정위원회 위원 구성은 트롤어선 조업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트롤어선의 동해 진출에 호의적인 의원들이 위촉됐다”며 “고질적인 민원이나 분쟁이 아닌데도 어업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한 것은 해양수산부가 빠지고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명분을 만든 행위”라고 주장했다.
울릉/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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