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연극단<br>정기공연 `안티고네`<br>14~24일 시립중앙아트홀
고대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는 숱한 고전들 중에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함께 연극무대에서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그리스 비극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은 아버지이자 오빠인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두 눈을 찌르고, 아들을 침상으로 끌어들인 어머니는 자살하며, 두 오빠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는 테베의 통치권을 두고 다투다 서로 심장에 비수를 꽂아 죽는다. 안티고네는 이 가족의 대참사 속에서 살아남은 여인이다.
포항시립연극단이 올해 첫 공연이자 제173회 정기공연으로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안티고네`를 올린다.
극은 테베의 왕 크레온과 그의 조카이자 미래 며느리인 안티고네 사이의 갈등을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인과관계, 치열한 논리대결 등으로 풀어낸다. 안티고네가 반역을 꾀한 안티고네의 큰 오빠인 폴로니케스의 시신은 매장을 금한 채 광야에 버리라는 테베의 왕 크레온의 칙령을 어기면서 빚어지는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
두 인물의 갈등은 국가 권력이라는 인간의 법과 죽은 자의 시신을 마땅히 묻으라는 신의 법 사이의 대립은 인간 존재 근원에 대한 물음, 나아가 국가와 인간, 남성과 여성, 전체주의와 자유주의, 불의한 정치권력과 양심에 따른 저항 등 각기 다르게 해석하게 한다.
객원 연출을 맡은 김지용 동의대 연극영화과 교수(극단 프로젝트팀 이틀 대표)는 “인간의 양심을 지키려는 안티고네와 나라의 질서를 명분으로 국가 권력을 유지하려는 크레온의 한판 대결은 오늘날 우리의 상황과도 많이 닮아있다”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관용과 용서, 배려와 조화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일깨워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지용 교수는 부산연극제 연출상, 신춘문예 희곡부문 수상을 비롯해 연극 `청춘정담`, 뮤지컬 `Destiny` 등 다수의 연출을 맡아 경력을 인정받은 유능한 연출가다.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다. 아버지이자 왕인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한 채로 떠돌아 다니게 되고, 두 오빠 폴로니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권을 놓고 다투다 모두 죽는다.
그리하여 안티고네의 삼촌인 크레온이 왕이 된다.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만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고 폴로니케스의 시체는 들에 그냥 버려두라는 포고를 내린다. 안티고네는 혈육의 정에 이끌려 크레온의 명령을 어기고 들에 버려진 폴로니케스의 시체를 몰래 묻어준다.
이 사실을 안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생매장형에 처한다. 안티고네를 연모하던 크레온 왕의 아들 하이몬도 안테고네를 따라 죽기로 결심하는데….
`안티고네`는 평일 오후 7시, 토·일 오후 3시 총 10회 공연(18일 공연 없음) 하며 중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 포항시 문화예술과(270-548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