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향 규
해어진 손금처럼 갈라진 가슴으로
이른 새벽 물길 인도하시는 어머니
이 비 다 맞으시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알맹이는 다 빼내주고
품안엣 것들 젖 물리시려고
잠 머리 조심조심 건너 와
빗소리 감추시는 어머니
소중하지 않는 것들 있을까
사는 게 늘 어린 양 같아서
배냇짓 표정 보듬으시는 두 손안에
환한 당신의 얼굴
알맹이는 다 빼주고 품 안에 것들 젖 물려 다 퍼내 줘 버리고 빈 껍데기로 살아가는 것이 이 땅 어머니들의 한 생이다. 자식 새끼 잠 깰까봐 조심조심 잠 머리 건너와 빗소리까지 감추시는 어머니의 위대한 헌신과 사랑을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세상에는 없다. 다 키워 세상에 내놓은 자식이라 할지라도 늘 어린 양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마음 동동이며 걱정하시는 이 땅 어머니들의 정성과 사랑에 거수경례를 하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